재연 씨는 이날 저녁 본집회에 앞서, 이곳 광장 세종대왕 동상 인근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촉구' 기금 마련을 위한 버스킹 공연에 나섰다. 프로듀서 그룹 투엘슨의 객원가수 자격이었다.
공연 도중 잠시 짬을 내 인터뷰에 응한 그는 "이 자리에 섰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다"며 "제 노래가 세월호 성금을 모으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재연 씨는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 "(세월호 희생자 대다수가) 제 또래였기에 너무 안타까웠고, 참사 이후 부모님과 함께 광장에 자주 나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모인 것을 보면서 (한국 사회가) 너무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새로운 경험이었죠. 광장이 저를 성장시켰다는 것을 느낍니다."
"광장에 나와 촛불을 들면서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제가 올해로 스무 살이 됐지만,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투표를 할 수 없습니다. 그게 너무 안타까워요."
재연 씨는 끝으로 "하루빨리 세월호 미수습자들이 세상으로 나왔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가 소속된 그룹 투엘슨을 비롯해 이날 버스킹 공연을 벌인 케이트, 폴킴, 시크엔젤, 김표무까지 다섯 팀은 촛불집회 본무대에도 올라 촛불문화연대 소속 문화예술인들이 만든 '개나리꽃' '촛불행진곡' 두 곡을 함께 불렀다.
이날 공연을 연출한 촛불문화연대 작곡가 강찬영 씨는 "현재 진도 팽목항에 계신 세월호 가족들이 물, 라면 등 생필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촛불문화연대에서 1차로 물품을 보냈는데, 앞으로도 꾸준히 보내기 위해 버스킹 공연으로 기금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장에 나와 촛불을 든 시민들의 열망이 반영돼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이 이뤄졌지만, 사드 배치·세월호 진상규명 문제는 대선주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며 "저희는 앞으로도 문화예술을 통해 이들 문제 해결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