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둔화될 것"

한국은행이 올해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가 강화됐고, 시중금리 상승에다 부동산 경기도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6일 국회 민생경제특별위원회에 보고한 '가계부채 상황 점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는 전년 말보다 141조원(11.7%) 증가한 1344조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의 가계대출이 9.5%, 비은행은 13.8% 증가했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꺾였다. 2월까지 은행 가계대출은 3조원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 5조원보다 2조원 축소됐다.

반면 비은행은 2조4천억원 늘어나 지난해 같은 기간 1조9천억원보다 5천억원 더 확대됐다. 가계부채 안정화 대책으로 은행의 여신관리가 강화되자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 때문이다.
 
한은은 은행에 이어 비은행금융기관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와 감독당국이 비은행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은행에 이어 상호금융권에 대해서도 지난달부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하고 있다. 2분기 중에는 저축은행·상호금융·여전사 등의 고위험 대출에 대한 자산 건전성 감독도 벌인다.

가계부채 증가속도는 2010~2015년 기준 21.4%포인트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0.5%포인트)을 크게 웃돌았다. 25개국 중 5위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5년 기준 169%다. OECD 평균(129.2%)보다 높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91%로 OECD 평균(70.4%)을 크게 웃돌았다.

한은은 "OECD 실증연구에서 가계부채 증가가 소비와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긍정적 효과보다 더 크다"고 밝혔다. 실제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의하면 전체 가구 중 70%가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꼈고, 이들 중 75%는 소비지출과 저축을 줄였다고 답했다.

한은은 그러나 가계부채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1~3등급의 고신용 차주가 전체 가계대출의 65.7%를 차지하는 등 상환능력이 양호한 계층에 부채가 집중돼 있고, 고정금리 확대, 원리금상환방식 등 가계부채의 구조도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한은은 대출금리 상승 시 추가 이자 부담으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취약계층은 금리 수준이 높고 주로 변동금리인 신용·비은행 대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7~10등급의 저신용자가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다.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고위험가구의 부채규모는 지난해 기준 62조원이다. 1년 전보다 15조6천억원 늘었다. 취약차주 대출은 78조6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5조1천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최근 대출금리가 상승 움직임을 보이면서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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