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호남경선…'文 대세론' 기준점은 어디?

文, 60% 이상 득표하면 대세론에 탄력…50% 이하 득표땐 본선행 빨간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위한 첫 걸음인 호남권역 순회 경선이 27일 오후 2시 광주광역시 광주여대 시립유니버시아드에서 열리고 있다.

앞서 25일 26일 이틀간 열린 국민의당 호남 경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64.6%를 득표하며 압승을 거두면서 제2의 안풍 가능성을 알린 직후 열리는 경선이어서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전 대표로서는 다소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경선이다.

이를 의식한듯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대의원 현장투표 직전에 가진 정견 발표에서 "다시는 호남에 좌절을 드리지 않겠다,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며 "호남에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경선 결과는 오후 7시 이전에 대의원현장투표와 호남 선거인단 ARS와 현장투표를 종합해 발표된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가 60% 이상의 지지를 획득할 경우 대세론을 이어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반대로 60%이하의 지지를 얻으면 문재인으로는 불안하다는 호남민심의 표출도 인식되면서 경선판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는데도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안희정 지사 캠프 대변인 박수현 전 대변인은 "대세라고 하면 다른 후보의 지지율을 다 합쳐도 특정 후보의 지지율에 턱없이 못미칠 때 쓸 수 있는 표현"이라며 "문 전 대표가 60% 이하로 득표하면 대세론이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 측도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하는 통로를 열기 위해서는 호남 경선에서 과반 득표가 아닌 6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보고 경선 막판에 호남 민심을 얻는 데 주력해 왔다.


하지만 문 전 대표 측은 50% 득표만 이뤄져도 대세론의 실체와 위력이 확인된 것이란 입장이다.

과반수 득표시 결선투표 없이 후보로 확정되는데다, 문 전 대표가 호남권에서 상대적으로 고전해왔던 점을 감안할 때 나머지 지역의 득표율은 더욱 높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약 214만명에 이르는 이번 경선 선거인단 가운데 호남권 참가자는 약 27만명으로 약 13% 수준이다.

수도권 및 강원·제주 선거인단은 약 121만명, 영남은 21만명, 충청은 14만명 수준임을 고려할 때 문 전 대표 쪽의 판단은 객관적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과반수 득표는 문 전 대표의 최근 호남권 및 민주당 지지층 내 지지율 추이와 비교할 때도 '선전'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한국갤럽의 3월 4주차(21~23일) 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호남에선 33%, 민주당 지지층에선 62%의 지지율을 거뒀다.

27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MBN·매일경제)에선 문 전 대표의 호남권 지지율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과반에는 이르지 못한 43.1%였다.

그러나 문 전 대표가 50% 이하로 득표할 경우에는 본선행에 빨간불이 들어오게 된다.

민주당의 '심장' 호남에서 '반신반의' 상태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민주당 2위 후보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국민적 주목을 받으면서 문 전 대표의 충청.영남.수도권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시장의 2위 싸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의미있는 2위를 차지할 경우 3위 후보와 연대해 1위가 예상되는 문 전 대표를 위협할 태풍의 핵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 박지원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만약 이변이 일어나서 민주당의 최종 후보가 안희정 지사가 됐을 때 거의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안희정과 안철수의 대결은 우리로서는 훨씬 버겁다"며 "저희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1등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이 발언이 진심인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문 전 대표가 안정적인 1위를 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2위 또는 3위 후보가 돌풍을 일으킬 경우 그 파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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