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축구대표팀의 분위기는 분명 좋았다. 2차 예선 당시 레바논과 쿠웨이트, 미얀마, 라오스를 상대로 8경기를 치러 27골 무실점의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최종예선에 진출할 때만 해도 분위기는 최고였다.
하지만 최종예선 들어 ‘슈틸리케호’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전체 일정의 60%를 소화한 현재 한국은 3승1무2패(승점10)로 이란(4승2무.승점14)에 이어 A조 2위를 기록 중이다. 아시아 대륙에 4.5장의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배정된 만큼 각 조 2위까지는 안정적으로 ‘전 세계인의 축구 잔치’에 초대될 수 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즈베키스탄(3승3패.승점9)이 1점 차로 한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으며 28일 경기하는 시리아(2승2무2패.승점8)도 사실상 1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엇갈릴 수 있는 위치다. 5위 중국(1승2무3패.승점5)과 6위 카타르(1승1무4패.승점4)도 얕볼 수 없는 만큼의 승점을 얻어 사실상 이란을 제외한 5개국이 2위와 3위 자리를 두고 싸우는 형세다.
이 때문에 오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시리아와 7차전은 한국에게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실상 ‘승점 6점’ 짜리 경기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중요성이 부여됐다.
당시 경기에서 한국은 사실상 최정예라고 할 수 있는 선수들로 대승을 기대했다. 하지만 시리아의 ‘침대축구’까지 더해지며 한국은 ‘다득점과 승점 3점’이 아닌 ‘무득점과 승점1점’에 만족해야 했다.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시리아전은 분명한 승리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난 중국전 패배의 이유이기도 했던 무득점의 부진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리아전을 앞두고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황희찬은 “중국전은 득점이 없어 많이 아쉬웠다. 오기 전에 몸이 좋았고 대표팀 와서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비록 대표팀의 막내지만 포지션이 공격수인 탓에 “시리아전에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이 생각하고 준비하겠다”는 황희찬은 “지난 시리아전에 상대 수비수들이 이기고 싶다는 간절함을 느꼈다. 하지만 우리가 더 많이 준비해서 침대축구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분명한 목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