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지사 측근들은 "때가 되면 만날 것", "두 사람은 결국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두 사람의 단일화를 필연으로 규정하고 있다.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이번 대선에서 보수가 뭉쳐야 한다는 홍 지사의 주장과 유 의원이 고수해 온 '보수후보 단일화론'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 보수진영의 줄어든 선택지…"단일화는 필연"
국민의당 이탈 기류로 반(反)문재인 빅-텐트 구축 움직임이 시들해진 점도 '홍준표·유승민 단일화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는 자강론을 펴고 있고, 박지원 대표도 '대선 때 개헌'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반문 빅-텐트'를 노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1차적으로 보수진영이 다시 뭉친 뒤 이후를 도모할 수밖에 없다는 게 홍 지사 측의 판단이다.
홍 지사 본인이 "우파에 단일후보, 좌파 2명, 중도 1명이 후보로 나오는 4자 구도라면 보수도 대권 승산이 있다"며 "심상정과 문재인이 좌파, 안철수는 중도이고 우파 1명이 가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인식과 맞닿아 있다.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단일화는 필연'이라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보수진영이 분열된 상황에서는 이번 대선은 물론, 내년으로 예정된 지방선거도 필패할 것이라는 점을 바른정당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른정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선(先) 단일화, 후(後) 통합의 단계를 거쳐 보수당 복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심심치 않게 나온다. 한 핵심관계자도 "대선 전 통합은 어렵겠지만, 선거 후에는 결국 한국당과 함께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두 사람 사이에는 장애물도 많다는 점에서 단일화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장애요인은 양측 간 깊게 패인 감정의 골이다.
지난 2011년 '홍준표 대표 체제'의 한나라당이 '선관위 디도스 사태'로 위기에 몰렸을 당시, 유승민 의원 등이 홍 대표를 압박하며 최고위원직을 집단 사퇴해 지도부가 궤멸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기 등판을 앞당긴 계기로 평가된다. 때문에 양측이 우선 이 때 남은 감정의 앙금을 해소해야 화학적 결합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국당 내 진박 청산 문제도 넘어야 할 고비다. 유 의원도 홍 지사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는 있지만, 홍 지사가 국정농단 세력과 선을 그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유 의원은 바른정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경쟁상대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보수후보 단일화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자 "홍 지사 같은 분이 만약 (한국당) 후보가 됐다고 칩시다. 그 분이 헌법재판소 결정에 찬성하고, 거기에서 진박세력들이 다 나갔다 칩시다. 그래도 (단일화를) 안 하겠느냐"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도 이 같은 보수후보 단일화 시나리오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여권 관계자는 "보수진영 주자가 일단 결정되고 나면 김 전 대표가 힘을 실을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