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국민께 송구"…檢 소환 역대 대통령 메시지는?

노무현·노태우·전두환에 이어 4번째 검찰 소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 11일 만인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전직 대통령으로는 4번째로 검찰에 소환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서서 잠시 망설이다가 '검찰 수사가 불공정했다고 생각하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라고만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그는 전날 변호인을 통해 밝힐 '메시지가 있다'고 했지만, 정작 현장에서 나온 말은 수사를 받은 대다수 다른 전직 대통령처럼 의례적인 말에 그쳤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짧게 사과의 말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4월 30일 오후 1시 20분 소환에 앞서 경남 봉하마을에서 출발 당시 "면목이 없는 일이죠. 다음에 말하겠다"고 착잡한 심경을 표현했다.

그는 대검찰청에 소환돼 약 13시간 가량 조사를 받은 뒤 다음 날인 4월 21일 새벽 2시에 귀가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소환을 받은 전직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1995년 11월 1일 '4천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대검에 자진 출두해 "정말 미안합니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16시간여의 강도높은 조사를 받은 뒤 다음 날 새벽 2시 검찰청사를 나오면서 "다시 한 번 국민에게 죄송합니다"라고 사과의 말을 남겼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5년 12월 2일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소환요구를 받았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은 서울 연희동 사저 앞에서 이른바 '골목 성명'을 내며 수사를 거부하고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다.

당시 전 전 대통령은 "대통령 김영삼의 문민정부는 5공과 6공에 대해서 과거사 청산이라는 근거도 없는 술책을 통해서 왜곡하려고 했다"며 "다분히 현 정국의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보아 저는 검찰의 소환요구 및 여타의 어떠한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을 생각이다"고 자신했다.

이에 김기수 검찰총장은 최환 서울지검장에게 '도주한 전 씨를 체포하라'고 지시해 12월 3일 새벽 사전구속영장을 발부 받아 합천군에서 전 전 대통령을 체포했다. 전 전 대통령은 안양교도소에 수감된 뒤 검찰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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