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파면] 4번의 '그러나'에 철렁, 마지막엔 웃었다

배명훈 작가 "'그러나'가 저렇게 무서운 말이었군"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헤 대통령탄핵심판 사건에 대해 선고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10일 오전 11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문을 읽는 도중 총 4번 '그러나'라는 말을 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3. 10. [전문] '2016헌나1' 박근혜 대통령 탄핵선고 요지)


선고 초반, 김기춘 비서실장의 인사전횡 문제, 세계일보 등을 비롯한 언론 압력,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생명권 보호 의무와 직책 성실 의무 위반 등 주요 탄핵 사유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럴 때마다 나오는 역접사가 바로 '그러나'였다.

그래서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던 국민들도 다같이 마음 졸여야 했다. 하지만 이정미 대행은 이내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행태에 박 전 대통령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점을 거론하며 △헌법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후, 헌법재판관 8인은 일치된 의견으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했다.

(사진=배명훈 작가 트위터)
모두를 긴장케 한 '그러나'의 위력은 SNS 상에서도 널리 회자됐다. '그러나'라는 언급이 나올 때마다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는 것을 포착한 그래프와, '그러나' 때문에 부정적 전망을 하다가 '8:0 전원일치 판결'이 나와서 표정이 갑작스레 밝아지는 사진이 인기를 끌었다.

소설 '타워'로 유명한 배명훈 작가는 "책 제목 찜한다. <그러나>!", "'그러나'가 저렇게 무서운 말이었군", "너 자꾸 말 안 들으면 헌법재판관이 와서 '그러나' 한다!", "앞으로 글 쓸 때 두괄식으로 쓰고, 공포물 아니면 '그러나'를 줄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트윗으로 '그러나'의 공포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이송희일 감독도 "앞으로 '그러나'라는 접속 부사는 쓰지 말아야겠다. 오늘 이정미 재판관 입에서 흘러나오는 '그러나'는 그 어떤 호러영화보다 무서웠음"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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