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꽃비 "남성 영화인들, 여성 폭력 침묵 멈춰라"

배우 김꽃비가 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STOP_영화계_내_성폭력' 기자회견 중 대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유원정 기자)
배우 김꽃비가 영화계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STOP_영화계_내_성폭력' 기자회견에서 김꽃비는 페미니스트 영화·영상인 모임 '찍는 페미'의 회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남배우 A 씨의 성폭력 사건 항소심을 앞두고,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열렸다. '찍는 페미' 외에도 10개 시민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위해 모였다.


김꽃비는 "지난해 SNS 상에서 '#영화계_내_성폭력' 해시태그를 통해 스태프, 배우, 전공학생 등 현장에 있는 다양한 피해 생존자들의 목소리가 영화계에 만연한 성폭력을 만천하에 드러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피해 생존자들의 용기 있는 발언을 바탕으로, 현실적으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관련 영화 산업 전반에서의 움직임을 아직 미미하기 이를 데 없고, 공공 기관에서의 움직임 역시 크게 눈에 띄는 것이 없다"고 행동하지 않는 이들을 비판했다.

합의되지 않은 연기로 피해자를 성추행한 혐의에도 불구, 남배우 A 씨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퇴행적인 법적 판결도 나오고 있다. 다른 예술계의 성폭력과 같이 구조적인 모순과 피해자들의 취약성으로 인해 영화계 내 성폭력 피해자는 폭로 이후에도 큰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꽃비는 이런 폭력이 더 이상 없는 성평등 문화가 이뤄지려면 제도적 보완과 남성 영화인들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성차별적인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영화계에서 사라지지 않는 이상, 결국 이 같은 사건은 계속 반복된다고 봤다.

그는 "남성 영화인들도 방관과 침묵을 멈추고 반성과 연대를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화계 현장에서 위계 차이, 남성 중심적 문화로 일어나는 육체적 폭력뿐만 아니라 성차별적 발언과 같은 언어적 폭력이 더 이상 묵인되지 않기를 바란다. 영화계 전반적인 문화가 얼마나 성차별적인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김꽃비는 "우리는 여성들이 영화인으로서 동등한 주체로서 영화계 산업에 배제되거나 구조적 모순으로 소외당하지 않는 성평등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 영화계 내 조합, 협회, 교육기관 등이 성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임에 조속히 나설 것 ▲ 남녀고용평등법 13조에 의거, 영화계 제작 현장 내에서 성희롱 예방교육의 철저한 실시 ▲ 영화계 내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기관 채용 규정, 단체 내 회원 자격 박탈 등의 징계 규정 강화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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