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된 영문일까.
새해 들어 1일까지 결산이사회를 거쳐 작년 결산실적을 공시한 증권사는 10개사이다.
이 가운데 3개사(동부, KTB, 부국증권)만이 전년도보다 당기순이익이 증가했고 나머지 7개사(미래에셋대우, 삼성, HMC, 교보, 유화, SK, 한양증권)는 줄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감소폭으로, 6개사는 20~40%대로 크게 줄었고, 합병을 한 미래에셋대우는 합병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고 세 전 이익으로 따지면 62%(3886억원->1448억원)나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익이 줄어든 것에 대해 대부분의 증권사는 "수탁수수료 감소에 따른 영업이익감소"(삼성, HMC투자증권), "증시침체 및 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브로커리지부문 등 수익감소"(교보증권)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견해를 같이한다.
조성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2015년과 비교해 작년에 증권사의 실적을 떨어뜨린 주된 요인은 위탁매매수수료 수입이 줄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실물경제가 어려워서 주식거래량이 주는 것과 함께 거래수수료가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기인한다. 여기에 ELS(주가연계증권) 등 2015년에 수익을 많이 냈던 상품이 계속 위축된 것도 한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관심은 앞으로의 전망인데 전체적으로 크게 나아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거래량이 줄고 거래수수료가 낮아지는 추세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성훈 금융산업실장은 "활로는 실물경제가 살아서 외부 환경요인이 개선돼 거래량이 느는 것인데, 올해도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여기에 IB(투자은행) 부문에서 주식발행부분은 그리 나빠질 것 같진 않지만 금리인상 전망 때문에 회사채 발생이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으로 보면 각 증권사의 수익구조개선 노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전체적으로 올해 증권산업은 중립 아니면 약간 어두운 쪽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실적이 부진하고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한데도 증권 주가는 새해들어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종가기준으로 증권업 주가지수는 1746.71로, 작년 말(1555.79)보다 12.2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증권업을 포함한 은행과 보험업 등 금융업 전체의 주가지수가 3.1%, 코스피지수가 2.6% 오른 것에 비하면 큰 폭의 상승이다.
종목별로는 대형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미래에셋대우가 22%나 올랐고, NH투자증권은 19%, 한국금융지주는 10%가 올랐다.
이밖에 작년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공시된 증권사들도 교보(-6.6%)와 유화증권(-1.9%)를 제외하고는 SK증권이 10%, HMC투자증권이 6.3%, 삼성증권이 2.9% 오르는 등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증권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데다 초대형 IB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증권 주가는 역사적으로 저평가돼 있어 거의 바닥권이라고 볼 수 있는 만큼 매수에 대한 가격 이점이 작용하고 있다. 또 염려했던 증권사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전망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올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초대형 IB'에 대한 기대감도 기관과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될 수 있게 도운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