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여행가 권미루 "베트남 오지에서도 한복 알아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미루 (한복여행가)

내일이면 설 명절이 시작되는데요. 어떻게 설빔 준비는 하셨습니까? 이 명절에만 이벤트처럼 입던 한복이 이제는 인사동만 나가봐도 고궁만 나가봐도 입고 즐기는 젊은이들이 꽤 많죠. 그런데요, 이 한복 유행이 불기 한참 전부터 한복을 입고 전 세계를 누빈 한복여행가가 있습니다. 한복여행가? 굉장히 생소한데요. 지금까지 전 세계 11개국 35개 도시를 한복을 입고 여행을 한 한복여행가 권미루 씨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권미루 씨, 안녕하세요.

◆ 권미루>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제가 '한복여행가'라고 소개했는데요. 한복여행가가 뭡니까?

◆ 권미루> 한복을 입고 여행을 다니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한테 한복의 아름다움과 한복을 입는 즐거움을 알리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인데요. 제가 한번 만들어봤습니다.

◇ 김현정> 처음 만드신 거예요, 권미루 씨가?



◆ 권미루> 네.

◇ 김현정> 어디어디 다니신 겁니까, 11개국이라고 하면?

◆ 권미루> 네. 지금 미국도 갔다 왔고 또 일본, 몽골, 네팔, 꽤 많이 다녔네요.

◇ 김현정> 한복이라면 하면 사실 활동하기가 좀 불편한 옷 아닙니까? 여행 가기에는 불편한 거 아니에요?

◆ 권미루> 제가 2013년도에 본격적으로 한복을 많이 입고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또 그 전에는 명절 때만 한복을 입었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권미루> 그러다가 경복궁에 사람들이랑 같이 놀러 가고 여름에 여행을 가고 활동을 통해서 제가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한복을 찾아보게 됐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가 행사, 돌잔치니 환갑잔치에 입는 땅에 끌리는 그런 한복은 아니고 개량한복, 편안한 한복이군요?

네팔 히말라야, 한복여행가 권미루씨 (사진=본인 제공)
◆ 권미루> 개량한복이라기보다는 전통한복이라고 많이 알고 계시는 그런 한복 형태가 있잖아요. 거기에서 치마 길이만 조금 짧게 조정을 해도 굉장히 편하게 입을 수 있었거든요.

◇ 김현정> 완전히 개량식으로 바꾼 건 아니고 전통한복의 틀을 유지하되 치마 길이 같은 것만 조금 올리는 선?

◆ 권미루> 네. 왜냐하면 전통이라고 해서 굉장히 긴 의례용 한복, 그러니까 되게 긴 길이는 아무래도 땅에 끌리잖아요. 양반 같은 경우에는 세탁을 하거나 깨끗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만 서민들은 어떻게 한복을 입었을까를 생각을 해 봤거든요. 그러면, 당연히 한복 길이가 될 수밖에 없던 부분이 있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네요. 지금 말씀 듣고 보니까 진짜 옛날에 서민들은 그거 입고선 산 넘고 물 건너 다 다닌 거잖아요, 생각해 보니까.

◆ 권미루> 맞아요. 그걸로 아기도 보고 빨래터 가서 빨래도 하고 그랬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그러네요.

태국에서, 한복여행가 권미루씨 (사진=본인 제공)
◆ 권미루> 그래서 짧은 길이, 치마로도 굉장히 편하게 한복의 느낌을 충분히 제가 느낄 수 있었고요. 여행 가서도 당연히 한복이 그렇게 불편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 권미루 씨 혹시 그러면 한복연구가라든지 한복디자이너라든지 그런 쪽 일을 하시는 거예요?

◆ 권미루> 그렇지는 않아요. 저는 대학에서 진로와 취업 관련된 컨설팅, 진로 컨설팅을 하고 있는 컨설턴트로 일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면 전혀 한복 의상하고는 전혀 상관없으신 분이네요?

◆ 권미루>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처음에 어떻게 2013년에 한복을 입고 여행 다니면서 사진도 찍어 올리고 이런 활동을 할 생각을 하셨어요?

◆ 권미루> 제가 그때 속해 있던 동아리에서, 장롱에 있는 한복만 그냥 쳐다만 보지 말고 한번 입자, 그렇게 얘기가 나와서 그럼 우리 경복궁에서 이제 만나서 게임도 하고 사진도 찍고 한번 놀아 보자라고 얘기가 모이게 돼요. 그런데 당일 2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인 거예요.

◇ 김현정> 집에 장롱에 묵혀 있던 한복을 꺼내 입고 다들 나왔어요?

◆ 권미루> 네. 사람들이 다 모두 한복을 입고 싶어하는구나, 그러면 한복을 입으면 되지, 뭐. 못할 거 뭐 있어 이런 생각 들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가서 한복을 한 벌 맞춰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게 해서 한복을 입기 시작하고 여행지에서 한복 입고 예쁘게 찍은 사진들을 또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하고 이게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지시고, 그렇게 한복 입고 여행하다 보면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겠는데요?

베트남에서, 한복여행가 권미루 씨 (사진=본인 제공)
◆ 권미루> 네. 이제 작년에 베트남에 갔었는데요. 제가 하노이 북쪽 지방에 사파라고 하는 지역이 있어요. 거기서 한복을 입고 트레킹을 하고 흐몽족이라고 하는 소수민족 마을에 가서 홈스테이를 했거든요. 그런데 거기 있는 중학교 2학년 나이의 여학생이 있었거든요. 그 친구가 한복을 알더라고요.

◇ 김현정> 정확하게 옷 이름까지 한복이라고?

◆ 권미루> 네. 그래서 저도 놀라가지고 어떻게 한복을 알게 되었어요라고 물어봤더니 'TV에 많이 나와요.'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권미루 씨가 이렇게 한복을 입고 여행을 다니는 게 참 귀한 게, 그분들이 한국 드라마 TV를 통해서 또 한국의 연예인 좋아하다가 책으로 배운 한복을 권미루 씨를 통해서 실물을 처음 본 거잖아요. 한복 전도사네요. 그야말로 걸어다니는 한복 전도사. 그러면 평상시에도 입으시는 거예요, 여행 갈 때만 입으시는 거예요?

◆ 권미루> 네, 오늘도 입고 나가려고 지금 입고 있습니다.

◇ 김현정> 참 그러네요. 생활 속에 이미 권미루 씨는 생활 속에 한복이 들어와 있는 건데요. 아직도 한복이 낯선 분들. 그분들에게 짧은 조언을 해 주신다면?

◆ 권미루> 곧 설 명절이예요. 이 설 명절에 한번 장롱 속에 있었던 한복을 꺼내서 입어보시면 어떨까요. 아마 가족들하고 모였을 때 더 즐거운 느낌을 더 공유하실 수 있을 거예요.

◇ 김현정> 내가 입고 나가면 다른 친척도 예쁘다 나도 용기낼까 이러고 또 입을 수 있겠어요.

◆ 권미루> 그럼요. 너무 나만 튀는 게 아닌가 걱정하시는 분이 계시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같이 한번 입어보시는 경험이 정말 소중한 추억이 되실 것 같아요.

◇ 김현정> 의무감으로 가끔 입는 그런 의상이 아니라 진짜 고와서 예뻐서 일부러 찾아 입게 되는 그런 한복으로 자리잡기를 바라면서 한복여행 계속 열심히 해 주시고요. 여기저기 한복의 아름다움 잘 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권미루>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한복여행가 권미루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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