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은 재해사망보험 가입 2년 뒤 자살한 경우에 지급되는 사망보험금으로 삼성생명은 1608억 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1134억 원이 미지급된 교보생명은 ‘위로금’ 명목으로, 1050억 원이 미지급된 한화생명은 보험금으로 2011년 1월 이후 청구된 금액만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금융감독원에 밝혔다.
2011년 1월은 금융감독당국이 법규상 자살보험금 미지급의 경우 징계할 수 있다는 근거조항을 만든 시기다. 이전의 미지급금에 대해선 주지 않아도 제재할 근거가 없기 때문에 생보사들이 이런 편법을 택했다.
금융감독원은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생보사들에 대해 '영업 일부 정지나 영업권 반납, CEO 등 임직원에 대한 문책경고나 해임권고'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자살보험금을 지급할 경우 주주들로부터 '배임'으로 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는 입장에서 "계속 검토중"이라며 공식적인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 측은 "교보나 한화 생명이 자살보험금 미지급에 대한 의견을 금감원에 냈기 때문에 우리도 의견을 내야 되지 않겠느냐"면서도 언제 제출할 것인지 시기는 특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의 경우도 굳이 '위로금'이라는 명목을 택한 데 대해, 외국계 주주들이 자살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하며 ‘배임’이라는 주장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앞서 성명을 통해 "금감원이 3대 생보사들에 자살보험금 관련 중징계 제재 방침을 통보한 데 대해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며 자살보험금 미지급은 "생명보험사가 소비자를 농락하고 사회적 물의까지 일으킨 도덕적 해이 사건으로 당연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또 생보사들의 자살보험금 미지급은 "2007년 대법원의 지급 판결, 2010년의 약관 개정으로 '재해사망특약에서 2년 이후에는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보험수익자를 속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살은 일반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일반론을 앞세워 일반사망보험금만을 지급해온 것으로 이는 명백히 '사기'행위"라고 비판했다.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대표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에는 그렇게 쉽게 돈을 줘놓고 정작 보험 소비자들에게는 줘야할 돈은 아끼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에 있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보험사들은 삼성생명(미르 25억 원, K스포츠 30억 원)과 삼성화재(미르 25억 원, K스포츠 29억 원), 한화생명(K 10억원) 등 3곳으로 총액은 119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