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검역본부는 20일 고병원성 AI 백신과 관련해 종독주(Seed bank) 구축 차원에서 연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종독주란 국가연구기관 차원에서 다양한 백신 후보를 선발하고 이들의 기본적인 방어능력에 대한 평가를 하는 사업을 말한다.
현재 H5N1형과 H5N8형 바이러스는 백신 후보가 구축된 상태이며 H5N6형 백신후보는 개발이 진행중이다.
검역본부는 이 같은 종독주 구축사업을 통해, 백신 완제품을 만들기 전단계인 '항원뱅크'에 700만 마리를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의 백신 바이러스를 냉동 보관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검역본부 박봉균 본부장은 "백신 접종이 결정되면 국내 제약회사들이 항원뱅크에 보관된 백신 바이러스를 활용해 2주 후에는 실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2주 후에 제품이 만들어진다해도 국가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 사용하기까지는 최대 2년이 소요되고, 긴급상황으로 중간 과정을 생략하면 3개월 정도 지나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그러면서 "지금은 백신 접종을 결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해, 최소한 내년 3월 이전에는 백신 접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금 당장 백신접종 여부를 결정할 수 없는 것은 백신을 접종한 닭과 오리에서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날 경우 인체 감염성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며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도 이 부분 때문에 백신사용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충북대 모인필 교수는 "백신을 접종할 경우 1명이 하루에 할 수 있는 최대 분량이 4000마리 정도로, 현재 국내에는 접종 인력이 10명도 안될 것"이라며 "백신접종을 결정해도 현장에서 접종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박봉균 본부장은 "중국과 베트남, 이집트 등은 백신을 접종하고 있지만 산업을 보호하는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역본부의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백신사용 여부를 서둘러 결정하지 않은 것은 백신 메뉴얼 자체가 없었기 때문으로, 박봉균 본부장 역시 "메뉴얼이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