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노동연구원의 '2016년 고령층 노동시장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고령층(55∼79세) 취업자는 32만4천명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55∼59세에서 12만8천명, 60∼64세에서 12만1천명, 65∼79세에서 7만5천명 늘어났다.
노후 대비가 부족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해 일하는 노인 등이 크게 늘면서 노년층 근로자의 취업률도 높아져 2005년 46.7%에서 올해 52.4%로 뛰어올랐다.
노년층 근로자는 많이 늘어났지만, 이들의 임금 수준이나 고용 형태는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층 근로자 중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은 절반을 넘어 53.8%에 달한다. 30%대 초반에 머무르는 전체 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중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상시적인 고용 불안에 시달린다는 얘기다.
임금 수준이 중위임금의 3분의 2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 근로자의 비중도 매우 높았다. 노년층 근로자 중 저임금 근로자의 비중은 42.2%에 이르러, 20%대 초반인 전체 근로자 저임금 비중의 2배에 달했다.
더구나, 노년층 근로자의 28.9%는 법정 최저임금도 못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층 근로자 10명 중 3명가량은 올해 최저임금인 월 126만원도 벌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렇듯 저임금·비정규직 근로자가 많은 탓에 노년층 가구의 빈곤율은 심각한 수준을 나타냈다.
60세 이상 고령층이 가구주인 2인 이하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지난해 47.6%에 달했다. 빈곤 기준은 가구 소득이 전체 가구 처분가능소득 중앙값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로 정의했다. 특히 노인 1인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무려 67.1%에 이르렀다.
보고서는 "고령층 일자리의 대부분이 청소, 경비, 간병인 등이어서,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쌓았던 숙련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다"며 "이로 인해 고령층 근로자가 한번 빈곤 상태로 진입하면 이를 탈출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동연구원 김복순 전문위원은 "고령층의 수요에 부합하면서 사회 전체적으로도 경제활력을 회복할 수 있는 고령층 일자리를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노후 대비의 부족이 취약한 일자리로의 진입을 유도하는 만큼, 노후소득 확충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