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취인: 자본주의 마르크스가 보낸 편지'

<수취인: 자본주의, 마르크스가 보낸 편지>는 마르크스 '자본'의 정통 연구자인 동아대학교 강신준 교수가 역사적 경로를 따라 자본주의 문제의 원인과 위기의 해법을 청소년 독자에게 맞는 쉬운 설명으로 살펴 가는 책이다. 원시공산제, 노예제, 봉건제, 자본주의로 이어지는 네 단계의 경제제도를 순차적으로 짚어 가면서 지금의 경제가 왜 병들었고, 어떻게 회복될 수 있는지를 차근히 알아보고 있다. 그것은 마르크스가 '자본'에서 자본주의의 해법을 제시하며 쓴 방법이다. 이제 이 책을 펼치고 시간의 길을 따라 '헬조선'의 원인과 처방을 찾아가 보자.

이 책은 아픈 경제를 진단하고 처방을 내리며 치유의 길을 알려 주는 경제학이 왜 지금은 작동을 멈춘 것처럼 아무런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는지 그 이유로부터 출발한다. 원래 경제학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임금을 주는 자본가들을 대변하는 자본가 경제학이고, 다른 하나는 임금을 받는 노동자 입장에서 설명하는 노동자 경제학이다. 흔히 경제학이라고 칭할 때 주로 생각하는 것이 주류 자본가 경제학이다. 임금을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 경제 문제를 풀고 있는 주류 경제학이, 취업을 하면 모두가 노동자가 되는 다수의 삶과 경제를 진단할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문제는 노동자가 먹고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인데, 이것을 푸는 해법을 자본가의 입장에서 경제를 논하는 자본가 경제학에서 찾으려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이 책은 역사적 고찰을 통해 자본주의를 변화시킬 수 있는 해법은 생산관계의 사적 성격과 공동체적 성격이 균형을 이루면서 동시에 자본주의보다 생산력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에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런데 자본주의에서 부의 크기는 인간의 노동량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자본주의보다 생산력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인간의 노동량이 늘어나야만 한다. 하지만 자본주의에서 노동자는 이미 과도한 노동을 수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노동자의 노동량을 늘리지 않고 생산력을 발전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마르크스가 <자본>에서 고찰한 방법을 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자본가의 사적 생산수단을 사회 전체의 공동소유로 만들어 자본가 또한 직접 노동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 말하자면, 생산관계를 사적 성격에서 공동체적 성격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것은 자본가의 자발성에 기댈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자본주의의 실질적 실행자이자 주인인 노동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의지와 실천력으로 실현 가능하다고 한다. 이 자발적 의지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지금껏 자본가의 재산으로 귀속되었던 노동자의 추가 노동시간을 원래의 여가시간으로 되돌려 주는 것에 있다. 지금까지의 역사는 인류의 여가시간이 결국은 생산력을 증가시키는 실질적 방편으로 기능했음을 증명해 보였다. 따라서 노동시간의 단축은 자본주의의 위기에 대한 실질적 해답이 될 수 있다. 노동시간의 단축으로 여가시간을 충분히 가지게 되고 이것이 생산력 확장으로 이어지면서, 자본주의의 고질적인 모순인 생산과 소비의 불일치를 해소하는 것, 이것이 바로 마르크스의 해법임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강신준 지음 | 신병근 그림 | 풀빛 | 240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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