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란이 중단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히면서 ‘수사 가이드라인’ 논란이 일고 있어서다.
여기에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씨는 외국에서 행방이 묘연하다.
의혹의 핵심인 최씨는 지난달 말 독일로 출국한 사실이 검찰에 의해 확인됐지만 그가 소유한 유령회사 ‘비덱’이 인수한 독일 호텔에서도 종적을 감춘 것으로 전해졌다.
딸 정유라(20)씨도 특혜 의혹이 보도된 다음 날 바로 휴학계를 내고 최씨와 함께 독일에 머물다 최근까지 훈련을 했던 승마장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검찰이 강제수사에 나선다고 해도 이들 모녀의 신병 확보까지는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 사이 전경련은 문제의 두 재단을 전격 해산해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증거인멸과 꼬리자르기가 의심받는 상황이다.
K스포츠재단이 돈을 보내기 위해 세운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되는 ‘더블루K’ 사무실은 재단 의혹 보도가 나올 무렵 이미 폐쇄됐다.
검찰 수사가 발 빨라야 할 이유가 많지만, “언론에 보도된 의혹을 모두 곧바로 수사하긴 어렵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열흘 전부터 고발인 시민단체 측 조사를 한 검찰은 21일 두 재단 관계자들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꼭두각시’로 표현했던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은 이날 소환에 앞서 “아는 게 없다”는 말을 했다.
앞뒤가 안 맞는 초고속 설립 과정을 들여다보겠다며 문화체육관광부 실무자도 이틀째 소환했지만, 800억원대 기금 마련, 최씨의 재단 사유화 의혹, 차은택씨 배후설 등 의혹은 산더미다.
미르재단 전 사무총장 이모씨가 “최순실을 미르와 관련해서 본 적이 있다”며 “민간인 최순실의 뒤에 청와대가 있다는 것”을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하는 녹취록도 검찰이 아닌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야당에 의해 이날 공개됐다.
녹취록에는 이씨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의 통화 사실도 발언해 안 수석이 재단 운영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지만, 안 수석은 “개인적 용무로 전화를 한 적은 없다. 인사 관련 얘기는 한 마디도 안했다”고 연관성을 부인하는 상황이다.
1년치만 보관되는 통화내역을 미르재단 설립 1년을 목전에 두고 통삭제 초읽기 전 확보한 게 현재까지 공개된 검찰의 강제수사 진척이다.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는 한웅재 부장검사를 포함해 모두 5명의 검사를 투입한 상태다. 검찰은 “재배당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