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성은 왜 BIFF 레드카펫에서 피켓을 들었나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피켓을 든 배우 김의성.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제21회 부산영화제) 개막식을 뜨겁게 달군 스타는 잘 나가는 해외 배우도, 국내 유명 배우도 아닌 '부산행'의 조연 배우 김의성이었다 .


지난 7일 김의성은 소신있게 부산영화제의 독립성 보장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레드카펫을 걸었다. 그는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피켓을 들게 된 이유를 이야기했다.

김의성은 "부산영화제가 1~2년 사이에 여러 가지 문제들을 겪었는데 가장 문제가 된 게 지방자치단체 쪽 혹은 정부 쪽에서의 외압, 작품 선정과 관련된 외압 등이다.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돼야 영화제가 더욱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산영화제에 대한 아쉬움 혹은 바람을 한 장으로 써서 보였다"고 밝혔다.

피켓 영어 문구의 철자법을 틀려 벌어진 에피소드도 털어놓았다. 당시 김의성이 든 피켓에는 'INDEPENDENT FILM FESTIVAL FOR BUSAN'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는데 'INDEPENDENT'의 'PEN'에서 'N'이 누락됐다.

이에 대해 김의성은 "'부산에 독립적인 영화제를!' 이런 뜻이었는데 영어가 서툴러서 맞는 문장인지도 모르겠고, 철자법까지 틀렸다. 멀쩡하게 쓴 것보다 사람들이 관심을 더 많이 가져줬는데 아마 평생 놀림거리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하며 웃었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영화인 4개 단체의 보이콧으로 반쪽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명예회복과 서병수 부산시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영화제에 불참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의성은 "예년과 같은 떠들썩한 축제 분위기가 없으니까 좀 썰렁하고 외로운 마음은 있었다"면서 "영화제의 독립성을 추구하기 위해 영화제를 보이콧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영화제 전통을 이어가고 그 안에서 의사를 표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본다. 나는 후자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영화제 뿐만 아니다. 김의성은 그간 세월호 농성,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 투쟁 등 사회적 약자들이 연관된 이슈에 목소리 내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최순실 게이트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의 행보는 정치적 해석을 두려워 하는 연예계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김의성은 "부담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런데 그런 부담을 갖게 하는 사회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배우가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지탄 받기도 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조금 나이 든 배우 입장에서 어디까지 괜찮은가를 테스트하는 돌맹이 역할을 하는 것도 선배로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는 괜찮으니까 하고 싶은 얘기를 같이 하자고 후배들을 격려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그의 소신이 작품 활동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김의성은 "이 일로 밥을 못 벌어먹겠느냐. 좀 많이 벌지 않겠다고 생각하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끝까지 소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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