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달랑 이틀 견습…코레일, '무자격' 대체인력 투입하나

사규에 '신규자 100시간 교육' 명시하고도 내부 문건엔 3, 4일만 교육하기로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사규까지 어겨가며 교육시간도 채우지 않은 '무자격' 대체인력을 무리하게 투입하려던 사실이 드러났다.

5일 CBS가 단독 입수한 코레일의 내부 문건들에 따르면 코레일은 경력도 없는 열차승무원 신규 대체인력들에게 단 2일만 견습시키고 철도 현장에 내보낼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코레일이 지난달 30일에 작성한 '외부 대체인력(일용기간제) 채용계획(안)' 자료를 보면, 열차승무원 대체인력 가운데 경력이 없는 신규자들은 3~4일의 교육만 이수한 뒤 투입된다.


즉 KTX와 일반열차 승무원의 경우 이론 2일과 견습 2일, 전동열차 승무원의 경우 이론 1일에 견습 2일의 교육을 각각 받는다.

하지만 코레일의 열차승무원 표준운영내규 17조대로라면 '승무 미경력자'는 이론 및 견습 교육을 100시간 받아야 한다.

3~4일의 교육시간으로는 심지어 잠도 자지 않고 밥도 먹지 않으며 하루 24시간을 꼬박 교육받더라도 100시간을 채울 수 없다.

게다가 교육도 근무시간에 포함되기 때문에 주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어 실제로는 4일 기준으로도 30여 시간만 교육받을 뿐인데다, 그나마도 절반은 이론 교육이다.

열차승무원에는 운행 중인 차량 안전을 현장에서 책임지는 전동차 차장, KTX열차팀장, 여객전무 등도 포함된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코레일이 시험을 통과한 등용직 대신 사무영업 경력직도 열차승무원 대체인력으로 투입하도록 사규까지 개정한 사실이 CBS 단독보도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처럼 충분한 교육을 받지 않고 급히 투입된 대체인력들은 사고의 씨앗이 되기 십상이다.

2013년 철도민영화 반대 파업 당시 12월 15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80대 여성 승객이 전동차에서 내리던 중 사고를 당해 숨지기까지 했다.

숨진 승객은 문이 급하게 닫히는 바람에 발이 끼여 1m 이상 열차에 끌려가다 스크린도어에 머리를 부딪혀 목숨을 잃었고, 대체인력으로 투입돼 출입문 개폐 조작을 맡았던 이는 238명의 교통대학생 중 한명이었다.

그러나 코레일을 감독하는 국토부는 물론, 교육 결과를 보고 받고 승인하는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문의했지만, "코레일이 내부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교육한 뒤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안이한 답변만 되풀이할 뿐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답변하겠다"는 입장만 밝힌 뒤 별다른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

철도노조 이혜숙 운수국장은 "일반 승객들은 표 검사만 하는 줄 알겠지만 차량 문이 닫히지 않거나, 승객이 안전사고를 당할 때 가장 먼저 현장에서 대처하는 이들이 바로 승무원들"이라며 "정부와 코레일이 승객들의 안전을 얼마나 도외시한 채 파업 탄압에만 골몰하는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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