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수석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지난 7월18일 조선일보의 부동산거래 의혹 보도로 시작됐다. 이후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을 거쳐, 한달 뒤 검찰 특별수사팀의 정식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 등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민정수석이 직을 유지한 채 수사를 받는 지경이 됐다.
하지만 청와대는 우 수석이 인사검증에 실패한 사람들까지 줄줄이 공직에 앉히면서 우 수석을 신임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은 해외에서 '전자결재'로 임명 강행되기도 했다. "국기를 흔드는 일"이라며 특별감찰 결과를 불신하거나, "부패 기득권 세력과 좌파 세력이 우병우 죽이기에 나섰다"고 직접 공세도 폈다.
특히 전자결재 임명 강행이 야당의 반발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면서, 박 대통령 해외순방 종료 뒤 대대적인 '우병우 공세'가 예상되기도 했다. 그러나 순방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이슈의 블랙홀이 됐다. 지난 12일 여야 대표회동 때조차 "수사를 지켜보자"는 박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우 수석 논란이 정리돼 버렸다.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 등에서 각종 현안으로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는 청와대로서는 북핵으로 인한 안보정국이 딱히 불리하지 않은 상태다. 안보정국의 또다른 이슈인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모두에서 '배치 찬성론'이 내부적으로 개진되는 상황도 긍정적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로서는 우 수석 관련 사안을 놔두고 북핵과 안보 이슈에 집중하면서 국정동력을 유지할 것"(여권 관계자)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말 제출된 이 특별감찰관의 사표는 수리되지 않고 있다. 이 특별감찰관이 해임된다면 수사 형평성 문제 등 우 수석 논란을 다시 부를 소지가 있다.
다만 '논란 해소'가 아니라 '주목도 하락'에 그치는 현상황이 가지는 한계는 분명하다. 국회는 다음달 21일로 예정된 청와대 비서실 국정감사에 우 수석이 증인 출석하도록 의결했다. 그때까지도 안보 불안 정국이 계속돼 우 수석 출석거부가 용인받을 수 있을지는 예단할 수 없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한 달이나 남은 문제인 만큼, 우 수석 출석 문제는 그때 가서 얘기하자"면서도 "기관증인 채택에 따라 (우 수석은) 자동적으로 증인채택 됐다. 원칙대로 하려는(출석시키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