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은 유엔 피해 조사대표단에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 사이에 함경북도 지역을 강타한 큰물(홍수) 피해로 138명이 숨지고 400 여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또 14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60만명이 식수와 보건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4일 "지난 달 29일부터 이달 2일사이에 함경북도 지구를 휩쓴 태풍으로 인한 큰물피해는 해방후 처음으로 되는 대재앙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홍수 피해로 북한은 국제기구에 도움을 요청해 국제적십자연맹은 52만 달러를 지원해 긴급구호에 나섰고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도 17만 달러를 지원해 현지에 긴급 구호품을 보냈다.
그러나 북한은 우리정부나 한국적십자사, 국내 대북지원단체 등에는 아직 공식적인 지원 요청을 하지 않고 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의 수해 지원에 대해 피해 규모, 투명성, 시급성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며 "현재까지 북한의 요청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북한 수해에 대한 피해실태를 파악에 나서고 있지만, 북한의 지원요청이 없는 한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22일에서 23일 함경북도 라선시 일대에 내린 폭우로 홍수가 발생해 50여 명이 숨지고 5천여 가구, 1만 1천 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정부는 북한의 지원요청이 없다는 이유로 지원하지 않았다.
특히 올해는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단행해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시점이라서 수해지원문제 거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제적십자연맹이나 국제기구 등을 통해 간접지원을 요청할 경우 북한 주민을 위한 긴급구호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만약 북한 정부의 요청으로 우리정부가 북한의 수해 지원을 해도 주민들을 위한 식량과 긴급 구호품등에 한정하고 시멘트와 철강 등 건설자재를 지원할 가능 성은 낮다"고 말했다.
한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은 지난 9일 모임을 갖고 북한 함경북도 지역에서 발생한 수해지원에 나서기로 하고 산하 54개 지원단체에 모금을 위한 협조공문을 보냈다.
북민협은 우선 산하 단체들로부터 2억원 이상을 모금해 정부가 북한과의 접촉 승인을 거부할 경우 국제적십자연맹(IFRC)이나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간접지원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