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리아를 상대한 축구대표팀에는 총 4명의 K리거가 발탁됐다. 미드필더 권창훈(수원)과 이재성(전북), 수비수 이용(상주), 그리고 뒤늦게 시리아전을 앞두고 추가 발탁된 공격수 황의조(성남)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중국, 시리아전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은 21명의 선수를 발탁했다. 하지만 손흥민(토트넘)은 중국전만,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은 시리아전만 뛰기로 했던 만큼 사실상 20명 체제였다. 결국 석현준은 시리아전 개최지가 레바논에서 마카오로 변경되며 소집되지 않았다. 대신 황의조가 빈자리를 대신했다.
사실상 3명을 추가로 발탁할 기회가 있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이를 포기했다.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선수로 구성된 사실상 20명의 선수로 중국, 시리아를 상대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슈틸리케 감독의 야심 찬 계획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결과로 마무리됐다.
비록 중국전은 승점 3점이라는 원했던 결과를 얻었지만 후반 중반 2실점에 이은 상대의 거센 공세에 고생하며 힘겹게 승리를 얻었다. 시리아와 원정경기는 고전을 거듭한 끝에 득점 없이 무승부하며 원했던 승점 3점이 아닌 1점에 만족해야 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도 “시리아전은 승점 1점을 얻은 것이 아닌 승점 2점을 빼앗긴 경기”라고 표현할 정도로 아쉬움이 컸다.
이번 두 경기에서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 문제가 가장 두드러졌다. 특히 덥고 습한 동남아의 날씨 탓에 새 시즌이 막 시작된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등 유럽파 선수들의 후반 중반 이후 체력 저하가 눈에 띄었다.
현실적으로 유럽파를 대신할 자원은 K리거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초기 부지런하게 K리그 경기를 찾아다니며 ‘새 얼굴’을 찾았다. 그 결과 이정협(울산) 등 그동안 대중에 알려지지 않았던 ‘원석’을 찾기도 했지만 유럽파가 대표팀의 중심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대부분의 유럽파가 K리그에서 활약하다 기량을 인정받아 해외 리그로 이적한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이는 분명 당연한 결과다. 그렇기 때문에 K리거는 이들의 잠재적인 대체자원, 현실적으로는 백업자원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감각이 완전하지 않은 유럽파를 도울 K리거를 호출하지 않았다.
2차 예선을 통해 많은 선수를 호출해 기량을 점검했던 슈틸리케 감독이라는 점에서 대표급 선수의 기량 평가는 끝났다고 할 수 있다. 설사 슈틸리케 감독이 3명의 자리를 비운 이유가 ‘배려’가 아닌 ‘실력 부족’ 때문이라면 한국 축구의 진짜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재성 역시 “K리그를 대표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대표팀에서 뛴다. 내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더 많은 K리거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최근 대표팀 내 줄어든 K리거의 입지에 대해 설명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슈틸리케 감독 역시 해외파 의존도가 높은데 문제는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라며 "K리그의 발전은 물론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씨를 뿌린다는 의미에서 축구대표팀에는 더 많은 K리거가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축구대표팀은 슈틸리케 감독만의 팀이 아니다. 한국 축구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비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 신 교수는 "중국, 시리아전의 경험을 통해 선수 선발과 경기 운영, 선수 교체 등의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