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의외였다.
최종 엔트리는 23명까지 넣을 수 있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23명을 꽉 채우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슈틸리케 감독은 정확히 21명만 명단에 올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소집된 선수를 최대한 활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명단에 오른 21명 중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도 빠졌다. 새로운 소속팀 적응 차원의 배려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석현준이 빠진 자리에 대체 선수를 뽑지 않았다. 20명으로 중국전을 준비했다.
중국이 25명을 한국에 데려와 23명 최종 엔트리를 꾸린 것과 대조적이었다.
무엇보다 공격 자원이 너무나 부족했다. 석현준이 빠지면서 명단에서 공격수로 분류된 선수는 황희찬(잘츠부르크) 하나였다. 스무살에 첫 대표팀 발탁인 황희찬에게 중국전을 맡기는 것은 모험이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감이 있었다. 공격 자원이 부족하다는 평가였지만, 전술로 뒤집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최전방 원톱에 세우고, 밑에 손흥민(토트넘)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을 나란히 배치했다. 지동원이 2어시스트를 기록했고, 구자철과 이청용이 골을 넣었다. 손흥민도 쉴 새 없이 중국 골문을 두드렸다. 공격수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2실점을 했지만, 3골(중국 자책골 포함)을 기록한 공격은 합격점이었다.
지동원이 수비를 끌고 다니면 나머지 셋이 뒷공간을 파고드는 공격 방식이었다.
지동원은 "감독님께서 상대가 파이브(5)백을 쓰니 안에 박혀있지말고 나와서 받아주라고 했다"면서 "경기를 하다보니 중국도 조직적으로 잘 움직였다. 그래서 더 뒷공간을 많이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도 "공격은 워낙 좋은 기회도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면서 "희찬이 데뷔도 칭찬해줄 일이고, 자철이형, 동원이형 모두 좋았다"고 평가를 내렸다.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과 자신감에서 나온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