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진제 원성에도 정부는 요지부동

산자부 "전기요금 누진제 손대지 않겠다"

(사진=자료사진)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이 늘면서 '전기요금 누진제'에 따른 '요금폭탄'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는 '누진제'를 손 볼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채희봉 에너지자원실장은 9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누진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누진제를 조정하면 전력을 적게 쓰는 가구의 부담을 늘리고 오히려 전력을 많이 쓰는 가구의 부담을 줄이는 이른바 '부자감세' 효과를 낼 것이라는게 이유다.

현재 가정용 전기요금은 사용량에 따라 6단계로 나뉘는데 1단계는 킬로와트시(kWh) 당 전력량요금이 60.7원이지만, 6단계에 들어서면 709.5원으로 11.7배가 뛰는 강력한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다.


누진제를 통해 전기를 많이 쓰는 가정의 절전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런 누진제의 단계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면 전기를 많이 쓰는 가정의 부담은 줄어들고 적게 쓰는 가정의 부담이 늘 것이라는게 채 실장의 설명이다.

누진제 가운데 가장 비싼 6단계에 해당하는 가정은 전체 가정의 1.5%인데 누진제의 완화나 폐지는 이들 극 소수 가정의 부담을 줄여주고 대신 나머지 가정이 분담하는 꼴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최근 제기되고 있는 '전기요금폭탄' 논란에 대해 주로 거실에서 사용하는 스탠드형 에어컨을 기준으로 4시간 사용하거나 벽걸이형을 8시간 사용할 때에는 여름철 냉방요금이 10만원이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스탠드형에다 벽걸이형 에어컨을 동시에 켜고 12시간 동안 가동하지 않는다면 요금 폭탄을 맞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 실장은 "주택용 전기요금 원가율은 95%수준으로 대부분의 가구가 원가 이하로 전기를 소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생산원가가 10만원이라면 전기요금으로 내는 돈은 9만 5천원으로 일반 가정에서 원가보다 싸게 전기를 쓰고 있다는 뜻이다.

또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우리나라 가정용 전기요금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채 실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가정용 전기요금은 OECD 즉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의 60% 정도"라면서 "일본의 경우 전력사용이 300kw를 넘으면 요금 8-9만원 정도가 나오는데 우리나라는 5만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4인 가구의 월평균 전력사용량은 342kwh로 요금은 5만원 정도가 부과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가정용 전기요금 체제와 산업용 전기요금 체제의 차별논란에 대해서는 "최근 10년 동안 산업용 전기요금이 76% 오르는 동안 가정용은 11% 오르는 정도"였다고 밝혔다.

한전이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산업용 요금 등을 올렸기 때문이지 가정용 전기요금에서 이익을 내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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