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재학생들은 3일 오후 5시 30분쯤 본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의 요구 사항이 모두 해결될 때까지 학생들은 본관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요구 사항은 △사업 전면폐지 공개 발표하고 이를 총장 직인이 찍힌 공문으로 확실히 할 것, △이화여대를 사업에서 제외시킨다는 교육부 측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 △그 후 폐지 후속 처리가 완료될 것, △성명서를 제출한 교수들과 직원들, 학생들에게 향후 불이익이 가지 않을 것, △지금까지의 불통 행정에 대한 사과할 것 등 5가지다.
학생들은 이 모든 요구 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본관 점거 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점거 농성 지속 결정은 "이화여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토론한 결과"라고 밝혔다.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이날 오전 긴급 교무회의를 열고 사업 철회를 의결, 본관을 찾아 학생들 앞에서 공식 철회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농성은 이어질 전망이다.
학교 측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 특히 최경희 총장에 대한 불만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이화여대 재학생들은 학교의 미래대학 사업을 반대하며 본관을 점거하고, 사업을 논의할 평의원회의에 참여할 예정이던 교직원들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막았다.
교수 감금 사태가 3일째 되던 날 학교는 경찰에 병력 투입을 공식 요청, 경찰 1600여명이 학내에 투입돼 학생들을 제치고 감금돼있던 교직원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학생과 의논 없이 사업을 추진한 것에 반발하던 학생들은, 학내 공권력 투입까지 경험하게 되면서 학교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더욱 높여왔다.
최 총장과 학교 측은 지난 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이 본관 점거 농성을 풀면 사업에 대해 다시 한 번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이틀 만인 3일, 돌연 사업 전면 철회를 선언했다.
이화여대가 구설수에 오르지 않길 바라는 동문들의 비난 여론이 강경하던 최 총장의 태도 변화를 이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총장은 3일 오후 12시쯤 기자회견을 열고 "수많은 여성 인재를 양성한 이화여대가 130주년을 맞아, 또 다른 하나의 사회적인 의미가 있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생겼다"며 "앞으로 학생들과 교직원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더 좋은 학교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다시 최 총장을 본관으로 불러 "사업 철회가 맞느냐"고 재차 물었고 최 총장은 "철회가 맞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