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좌장 격인 최경환 의원에 이어 8선의 친박 '맏형'인 서 의원까지 불출마하면서 당내 다수를 이루는 친박계 표심도 이정표를 잃은 채 이합집산할 조짐이다.
◇ 서청원 빠진 전대…친박 표심 어디로 가나
윤상현 의원에 이어 최경환 의원의 지난 4·13 총선 당시 공천 개입 녹취록 보도가 이어지자 당권 재도전을 두고 장고(長考)를 거듭하던 서 의원은 결국 백기를 들었다.
서 의원은 19일 "당내 최다선으로 새로운 대표와 지도부에 병풍이 되어 드리겠다"며 "더 이상 전당대회 대표경선 과정에 제가 거론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공천 파동으로 일선에서 물러난 친박계는 이번 전대를 통해 당권을 되찾아오려 했다.
친박의 좌장인 최경환 의원이 지난 6일 불출마 선언하자 친박계는 서 의원에게 '당을 위해 나서달라'며 당대표 선거 출마를 간청하다시피 요구해왔다.
하지만 '제2녹취록' 파문으로 서청원 카드까지 불발되자 친박은 다시 차선책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서 의원이 출마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은 이틀 전 감지됐다"며 "(서 의원보다) 응집력은 약하겠지만 그래도 차선책을 찾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일단 '대안'으로는 친박, 또는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정현, 이주영, 한선교 의원이 꼽힌다.
그러나 3선의 이정현 의원은 청와대 정무·홍보수석 출신이지만 KBS 보도개입 논란으로 고발돼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4선의 한선교 의원도 원조 친박으로 불리지만 최근에는 친박 패권 비판에 가세하면서 거리두기를 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친박표는 자연스럽게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 이주영 의원(5선)에게 향하는 모양새다.
친박계 한 의원은 "전당대회 후보 중 이주영 의원이 의원들 사이에서는 많이 알려진 것 같다"며 "가장 선거운동을 많이 한다"고 이 의원에 대한 지지를 은연중에 드러냈다.
실제로 이주영 캠프측에 섰던 새누리당 일부 당원들이 서 의원 출마설에 지지를 철회했다가 다시 이 의원측으로 돌아서는 등 친박 세력이 속속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 한 중진 의원은 "서청원 의원측에 가려했던 일부 당원들이 불출마 소식을 듣고 다시 이주영측으로 마음을 돌렸다"고 전했다.
이 의원측 관계자도 "저번주에 비해 캠프에 사람이 두 배로 늘었다"며 "관망하던 분들도 많이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 친박 지지 '약'일까 '독'일까
이 의원 캠프 관계자는 "친박이 다수일 경우에는 유리하게 작용하겠지만 아닐 경우에는 비박 후보에게 밀릴 수 있다"고 걱정을 나타냈다.
그러나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이 의원으로선 응집력과 추진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친박의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때문에 이 의원은 겉으로는 계파색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친박계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최근 최경환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총선 참패 책임자는 자숙하라'고 각을 세웠던 점에 대해 해명하고 오해를 푼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CBS와의 통화에서 "친박이든 비박이든 지지를 해 준다면 누구든지 손 잡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며 "당의 용광로가 되어 계파 문제를 청산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