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중심으로 이른바 '사드괴담'까지 나돌자 기밀이었던 레이더 기지까지 공개해 가며 사드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반면 사드 도입으로 벌어질 수 있는 외교 갈등과 이에 따른 경제적 타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아침 조간들은 일제히 사드보다 훨씬 강력한 전자파가 나오는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 '그린파인'의 근접거리인 전방 30m 거리에서 허용 기준보다 낮은 전자파가 측정됐다고 보도했다.
그 동안 기밀로 위치조차 공개된 적이 없는 '그린파인' 기지에서 취재진들이 직접 전자파를 측정하는 사진이 함께였다.
기사에는 그린파인 레이더를 가동하고 레이더보다 6m 낮은 전방 30m 지점에서 6분 동안 관측한 전자파의 최대 강도는 0.2658W/㎡로, 허용 기준(6W/㎡)의 4.4%에 불과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사드 레이더의 인체 유해성 논란이 근거 없음을 강하게 암시했다.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15일 CBS<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드 레이더가 배치된 지점으로부터 100m 이상 떨어지면 개인의 건강과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국방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하는 등 방송 출연을 통한 홍보에도 주력했다.
하지만 군을 중심으로 한 일방적인 홍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상당하다.
사드 레이더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이미 사드가 배치된 괌 기지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등 객관적 자료로 국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은 생략한 채 기자들이 직접 전자파를 측정하게 하는 식의 '보여주기'식 홍보로 근본적인 불안감 해소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사드 도입으로 생길 수 있는 주변국들과의 갈등과 경제 보복 가능성 등 사드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몽골 순방을 떠나기 전인 14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지금은 사드 배치와 관련된 불필요한 논쟁을 멈출 때"라며 오히려 사드 반대론자들을 직접 겨냥했다.
더 나아가 "이해당사자 간 충돌과 반목으로 정쟁이 나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잃어버린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론자들을 압박하기도 했다.
사드 반대진영에서는 정부의 일방 통행식 홍보와 선전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정부가 상황을 반전할 만한 마땅한 카드 자체가 없다는 것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더민주 사드대책위원회의 홍익표 의원은 "사드 도입 뒤 중국과 정치·경제적 갈등이 생길 경우 정부가 행사할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며 "이렇게 대책 없는 정부로서는 '사드가 안전하다는 것을 믿어달라', '불필요한 논쟁은 멈춰달라'는 식의 선전전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 같은 홍보가 실제로 국민들이나 사드가 배치될 성주군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은 15일 사드배치 예정지인 성주를 찾았지만, 성난 주민들이 총리 일행이 탑승한 미니버스를 가로막으면서 수 시간 동안 갇히는 곤혹스런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