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CJ…헬로비전 "최악의 심사, 매우 유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을 허가하지 않기로 하면서 CJ그룹은 충격과 당혹감에 휩싸였다.

CJ 측은 매각이 무산될 경우 케이블TV 사업 정리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핵심사업에 집중투자해 성장동력을 강화하겠다는 미래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그 여파는 상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23개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통해 415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케이블TV 1위 업체다. 지난해 1조2000억원의 매출,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CJ는 과열 경쟁 등으로 성장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보고 매각을 결정했다.

2013년 7월 이재현 회장이 구속기소된 이후 대규모 투자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그러나 그룹 미래를 위해 더 이상 투자를 미룰 수 없다고 보고 '선택'으로 실탄을 마련하고 해외사업 강화에 '집중'하려했지만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7개월 넘게 공정위 심사에 목을 매고 있던 CJ헬로비전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영업활동 위축과 투자 중단, 사업다변화 기회 상실로 영업이익과 미래성장성이 모두 하락한 상황에서 인수합병의 길을 차단하면서 회사와 직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CJ헬로비전은 5일 공식 입장자료를 통해 공정위의 인수합병 불허 결정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CJ헬로비전은 "이번 결정은 경쟁력을 잃어가는 케이블 산업 내의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막아 고사 위기에 몰아넣는 조치"라며 "케이블 업계의 미래를 생각할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최악'의 심사 결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정위 심사 결과를 비판했다.


또 '공정경쟁 저해'를 이유로 내세운 것에도 고개를 내저었다.

CJ헬로비전은 "현재 유료방송시장은 1위인 KT(29.4%)가 2위 CJ헬로비전(14.8%) 보다 두 배가 넘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합병을 해도 KT에 이은 2위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합병 불허로 KT의 독주 체제가 더욱 굳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SK텔레콤 등의 의견을 들은 뒤 이르면 이달 중으로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안을 결정한다.

CJ측은 전원회의에서 결정이 번복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불허 결정이 확정될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인수합병 불허 소식이 알려지면서 CJ헬로비전 주가는 전날보다 13.33% 내린 1만400원에 장을 마쳤다. CJ헬로비전의 최대주주인 CJ오쇼핑도 이날 3.92%가 떨어졌다.

SK텔레콤은 1.14% 떨어진 21만6500원에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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