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 “검열이 연극계 판을 분열시키고 있다”
② “비논리적인 그들의 검열 언어, 꼬집어줄 것”
③ “포르노 세상에서 검열이란”
④ “검열, 창작자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
(계속)
소포클레스의 고전을 각색한 것으로, 공연은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혜화동 연우소극장에서 진행된다.
사전적 의미로서 검열은 '언론, 출판, 보도, 연극, 영화, 우편물 따위의 내용을 사전에 심사하여 그 발표를 통제하는 일'이지만, 부 연출이 생각하는 검열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양심과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이다.
때문에 그는 인터뷰 내내, 검열이 창작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점을 시민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반복했다.
다음은 부새롬 연출과의 대화를 1문 1답으로 정리했다.
= 극단 '달나라동백꽃'은 2011년 창단했다. 주로 사회나 역사 문제를 다룬 작품을 많이 했다. 형식적으로는 김은성 작가가 쓴 드라마 구조가 있는 작품도 있고, 공동 창작 작품도 있고, 이것 저것 다양하게 했다.
▶ 이번에 올리는 작품 제목이 '안티고네2016'이다.
=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를 각색했다. 질서와 안정을 위해 통제하는 왕과 인간적인 양심으로 '아니오'라고 말하는 개인이 맞붙는다. 통제와 자유가 맞서는 이야기다. 소위 검열이라 하면 글을 삭제하고, 장면을 자르는 게 먼저 상상되는데, 내가 생각하는 검열은 자유를 통제하는 것이다. 때문에 관객들이 연극을 보고, 검열 사태가 창작만이 아닌 우리 사회 전반을 포함한 모두의 문제라고 느꼈으면 한다.
▶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 발기인 중 한 명이다. 어떤 마음으로 참여했나.
= 검열 문제로 열이 받기도 했고, 그런 검열을 눈치도 보지 않고, 노골적으로 하는 '그들'의 자신감이 꼴보기 싫었다. 사실 이런 문제는 당사자가 아니면 관심이 없을 수밖에 없다. 부산국제영화제도 이렇게 난리인데 모르는 사람들은 모른다. 연극이 대중적인 장르는 아니지만, 그대로 20주간 하면 누군가 한 명이라도 더 관심을 갖지 않을까 생각했다. 또 여러 극단이 참여하니, 극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 이런 게 있구나' 하며 볼 것도 같다.
= 우선 잘 만들고 싶다. '의미는 좋은데, 작품은 별로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 연극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하는 평을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누구는 좋고, 누구는 싫을 수 있는 거다. 그런데 이번에는 신경 쓰인다. 페스티벌 초반이라 더 그런 것 같다. 내 뒤로 몇 개월이 남았는데, 초반에 보러 온 관객들이 '의미는 좋은데, 공연은 별로'라 그러면….
▶ 검열을 하는 '그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 그들이 생각하는 '예술'이 너무나도 고루해서 웃음이 난다. 정치적이지 않은 게 어디있나. 심지어 아무 이야기 안 하는 것도 정치적인 거다. '로미오와 줄리엣'도 어떤 의미에서는 정치적인데, 이런 얘기를 2016년에 하고 있다는 게 우습기만 하다.
※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는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검열 발언’을 위해 프로젝트의 공용 예산 4300만 원을 풀뿌리 후원으로 모으고 있다. 후원은 첫 공연 시작 후인 16일까지 이어진다. 후원자에게는 6월 17일부터 관람 가능한 공연티켓 등을 증정한다. - 텀블벅으로 후원하기 : www.tumblbug.com/projectforright - 계좌로 직접 후원 : 우리은행 1005-702-539358 김수희(극단미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