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쇄신파', 20대 국회에선 명맥 이을까?

3선 중심 '혁신모임' 원유철 비대위 제동…초선 부재 한계

19대 국회에서 명맥이 끊겼던 새누리당 쇄신파 모임이 20대 국회에서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새누리당 내에선 미래연대(16대)를 시작으로 새정치수요모임(17대), 민본21(18대) 등 쇄신파 모임이 개혁 성향의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이들 모임은 지도부를 향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고, 새누리당이 '수구 보수'라는 이미지를 깨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이 주축이 된 미래연대는 2002년 대선에서 차떼기 사건으로 당의 부패가 드러나자 당의 개혁운동을 주도하며 제왕적 총재 체제를 없앴다.

미래연대는 일부 인사들이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기며 해산됐지만, 17대 국회에서 '남·원·정' 주도의 새정치수요모임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국가보안법 폐지와 과거사법 입법 등을 주장하며 당시 당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과 충돌을 피하지 않았다.

하지만 17대 대선을 맞아 친이계와 친박계로 나뉘며 해체의 길을 걸었다.

18대 국회에선 민본21이 쇄신파 모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은 광우병 파동 촛불시위 정국에서 재협상에 가까운 추가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명박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을 비판했다.

권력 2인자였던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퇴진도 이끌어내기도했지만, 예산안 강행 처리에 동조하면서 개혁 성향이 약화됐다.

19대 국회에서도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아침소리·정치연대플러스 등이 결성됐지만 이전 쇄신파 모임에 비해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대 국회를 앞두고도 새누리혁신모임(가칭)이란 쇄신 모임이 등장했다.

총선 참패로 16년만의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꾸려진 상황에서 민심을 되돌리지 못하면 2017년 치러질 대선마저 야권에 넘겨줄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친박계 이학재 의원의 주도로 만들어진 혁신모임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주광덕 당선자를 비롯해 김세연·김영우·황영철·박인숙·오신환·하태경 의원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원유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비판하고, 당선자 총회에서 당의 개혁방안을 함께 고민하자며 지난 18일 첫 모임을 가졌다.

혁신모임은 다음날 원유철 원내대표를 만나 원유철 비대위 체제의 탄생을 막고, 26일 당선자 대회를 열도록 만드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거뒀다.

특히 이들은 20대 국회에서 3선 또는 재선으로 당내에서 중량감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혁신모임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놀랄만한 의원들이 우리에게 지지의사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당대회와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 혁신모임이 당내 기반을 다지는 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선 쇄신파 모임들이 대체로 당권·대권 경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해체 수순을 밟았기 때문이다.

또 쇄신파 모임에 동력을 불어넣어 줄 초선 당선자들이 어느 정도 혁신모임에 동참할지가 미지수인데다 초선 당선자 가운데 개혁 성향의 인물들을 아직까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실제로 초선들없이 3선·재선의 기존 의원들로 모임을 구성한 탓에 '특정 계파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의혹의 눈초리도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혁신모임 소속 한 의원은 "20대 국회 초·재선 당선자 가운데 개혁적인 인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며 "지속적으로 활동하기로 했지만, 7월 전당대회 이후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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