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표는 19일 부산 중앙공원 충혼탑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을 어느 당에서 맡는 것이 맞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따르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또 "일하는 국회에서 3당 모두 논의를 하고 국민의당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의 이같은 말은 이번 총선 결과 제1당이 된 더민주에서 국회의장을 맡고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은 의석비율에 따라 배분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안철수 대표와 만나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대로 1당인 더민주가 국회의장을 하고 새누리당과 우리 당이 부의장을 하는 것이 맞다고 얘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주승용 원내대표도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개인적으로 국민들이 만들어준 민의를 존중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민들이 만들어준 민의에 따른 제1당은 더불어민주당이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 맡는 게 맞지 않겠느냐"라고 말하기도했다.
그동안 야권에서는 더민주가 국회의장을 맡고 부의장 등을 국민의당에서 맡는 방식으로 의장단을 구성하는데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왔다.
관례상 국회의장직은 제1당의 다선의원이 맡아왔다. 다수당이 후보를 추천하면 본회의에서 무기명 표결을 통해 과반의 찬성표를 얻어 결정되는 식이었다.
현재 국회 선진화법으로 인해 소수당의 협조를 얻어야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만큼, 직권상정 권한이 있는 의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123석의 더민주와 38석의 국민의당 의석을 더하면 과반을 넘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반대해도 의장단 구성을 야권 뜻대로 할 수 있다.
더민주 관계자는 "원내대표단이 구성돼야 본격적으로 논의하겠지만, 야당 몫 부의장을 국민의당에 할당하는 것 등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상임위원장 두 자리 정도는 국민의당 몫이 될 공산이 크다.
더민주에서는 문희상(5선)·정세균(5선)·이석현(5선)·박병석(4선) 정도가 국회의장직에 거론된다. 더민주를 탈당해 세종에서 당선된 이해찬 의원(6선)이 복당한다면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4선 그룹인 김동철·박주선 의원 등이 부의장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에서 국회의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여야의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권 말기 '대통령 관심 법안'을 추진할 동력을 얻어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을 해나가기 위해, 더민주는 제1정당으로 뽑아준 민심을 따라 여대야소 구도에서 빼앗겼던 주도권을 되찾아 오기 위해 반드시 국회의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