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석多조' 곤충식품, 식품업계 관심 저조 이유?

식용곤충 (사진=식용곤충연구소 제공)
곤충은 식품 공학계에서는 '보물'로 불린다. 고기보다 2~3배 높은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고 경제적, 환경적인 가치도 높다. 소 한 마리를 키울 때엔 1년 반 이상이 걸리지만 곤충은 7,80일이면 출하가 된다. 누에의 경우 불과 20여일만에 출하가 가능하다.

곤충은 적게 먹고 적게 마신다. 소의 단백질 1kg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수분이 1만5400리터인데 반해 곤충은 가장 많아봐야 2800리터 정도이다. 수분의 양을 측정할 수 없는 곤충도 있다.

게다가 소, 돼지, 닭을 키울때 발생하는 환경오염도 적다. 가축 감염병에 걸릴 위험도 없고, 가축 혈액이나 분뇨로 인한 토양오염 걱정도 없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가축에 비해 아주 적다.

전세계적으로 식용 곤충을 섭취하는 인구가 19억명에 달하며, 약 2천여종이 먹거리로 쓰일만큼 이미 활성화 돼 있다.


이같은 장점 때문에 정부도 관련 산업 육성을 권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일 발표한 '제2차 곤충산업 육성 5개년 계획(2016∼2020)'을 통해 국내 곤충산업 규모를 오는 2020년까지 5천억 원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곤충사육 농가도 지난해 724개에서 오는 2020년에는 1천200개로 확대 육성할 방침이다.

미래 식량으로 '1석다조'의 조건을 두루 갖춘데다 정부도 발벗고 나섰지만 곤충에 대한 식품 업계의 관심은 아직까지 미미하다.

최근들어 기초적인 연구에 착수하는 기업이 있지만 대부분은 관망하고 있다. 아직까지 '곤충은 혐오식품'이라는 대중적 인식이 강해 식품업계에서 쉽사리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식용곤충을 이용한 음식 (사진=식용곤충연구소 제공)
가장 눈에 띄는 곳은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문병석 소장)는 지난달 한국식용곤충연구소와 식용곤충 관련 공동 연구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식품 대기업으로 가장 먼저 식용 곤충 연구를 시작했다"며 "아직 극히 초기 단계로 제품을 만드는 단계는 아니지만 관련 연구를 통해 상용화에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상그룹도 자회사를 통해 곤충 식용화에 관심을 가지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나머지 주요 식품기업들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곤충을 먹는 것에 심리적인 거부감이 큰 것이 주된 이유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곤충은 혐오식품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동남아 등에서는 곤충이나 벌레가 요리 뿐 아니라 튀김 과자 등 가공된 먹거리로 활성화된 문화가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혐오식품으로 분류된다는 것. 이 때문에 곤충 식용화를 연구하는 관계자들도 형태를 없애고 맛과 영양만 남기는데 치중하고 있다.

국내 식품업체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하지 못하는 측면도 작용하고 있다. 거대 다국적 식품 기업의 경우 곤충 뿐 아니라 대체 식량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반면 국내에서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투자가 소극적인 상황이다.

한국식용곤충연구소 김용욱 대표는 "곤충은 영양적, 경제적, 환경적으로 장점을 두루 갖춘 전세계적인 먹거리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에서도 편견을 벗고 적극적으로 연구,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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