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개성공단 전면 중단 입장 발표부터 지금까지 쏟아져나온 여러 의혹에 대해 분명한 해명을 하지 못한 채 '오해와 와전'으로 일축해 논란은 오히려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홍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자금 전용의 증거를 제시하라"는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의 요구에 "여러 경로를 통해 살펴보니 개성공단 유입 자금의 70% 정도가 노동당 서기실이나 39호실로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이를 밝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언론을 통해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TV프로그램에 출연해 돈이 들어간 증거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한 것으로 와전됐다"고도 해명했다.
그러면서 "증거 자료가 있는 것처럼 나왔는데 제가 근거 자료를 공개하기 힘들다고 한 적도 없다"면서 "설명이 충분치 못해 오해와 논란이 생겼는데 국민과 외통위원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홍 장관은 "증거자료가 있다고 말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냐"는 새누리당 소속 나경원 외통위원장의 재차 확인하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과 그 이후 말씀드린 부분은 기본적으로 상황의 엄중성과 국가의 안위,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이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진의를 알아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홍 장관은 지난 12일 개성공단 전면 중단 발표 당시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유입된 현금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연구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곧바로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우려가 있고, 다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여러 관련 자료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4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서도 "개성공단으로 유입된 돈의 70%가 당 서기실에 상납되고, 서기실이나 39호실로 들어간 돈은 핵이나 미사일, 치적사업, 사치품 구입 등에 쓰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는 초반부터 홍 장관의 발언에 대한 정확한 해명을 위해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로 여야 간 날선 대치상황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근거 자료를 공개하기 힘들다고 (홍 장관이) 말했는데 과연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국민들이 납득하겠나"라며 "이 문제로 국론이 분열되고 정치갈등이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법 등에 따라 당연히 국회에서는 밝혀야 한다.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사전에 밝힌 바 있으니) 비공개로 전환해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외통위 새누리당 간사인 심윤조 의원은 "굳이 외통위가 이 문제로 비공개로 전환할 필요가 있느냐"며 "비공개 회의 결과가 어떻게 언론 등에 전파되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굳이 비공개할 필요는 없다"며 반대했다.
홍 장관은 이에 대해 "앞서 말했듯, 상황의 엄중성을 감안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말씀드린 것이다. (비공개로 전환하더라도) 이에 대해 더이상 말씀드릴 수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홍 장관의 개성공단 자금 관련 발언에 대해) 매듭을 못 지으면 파장도 크고, 정부에서 마지막 카드라는 개성공단 중단 카드의 의미가 희석될 수도 있다"며 "이 자리에서 통일부 장관이 주무장관으로서 부적절했다는 공개사과로 일단락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