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솥단지 급식 학부모 "생각없이 투표해 온 것 부끄러워"

-경남에서 무상급식 중단 후 학부모들 정치에 대한 생각 크게 달라져
-내 아이만 생각하지 않고 다른 아이들까지 생각
-홍준표 지사 주민소환까지 적극참여
-지금까지 아무 생각없이 투표하고, 사회에 무관심 했던 것 부끄러워

■방송 : 경남CBS<시사포커스 경남> (손성경PD, 김형주 실습작가, 106.9MHz)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팀장)
■대담 : 소희주 씨 (진주 지수초등학교 학부모)

◇김효영 : 경상남도와 경남교육청간의 무상급식 협상이 조금의 진전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상급식이 중단된지 10개월이나 흘렀는데 말이죠.

당시 무상급식이 전면중단 되었을 때 학교운동장에다 솥단지를 걸고 엄마들이 직접 밥을 지어 먹이던 장면 기억들 하실겁니다. 그때 솥단지 급식에 나섰던 학부모 한 분 만나보겠습니다.

진주 지수초등학교 학부모 소희주씨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소희주 : 네,안녕하세요

◇김효영 : 솥단지 급식을 했던 때가 지난 해 4월이였던가요?

◆소희주 : 네. 지난해 4월 1일이였습니다.

◇김효영 : 소희주씨는 자녀가 어떻게 됩니까?

◆소희주 : 저는 세 자녀를 두고 있는데, 초등학교 6학년, 4학년 그리고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아이 1명.

◇김효영 : 그동안 학교급식은 어떻게 해결을 했습니까?

◆소희주 : 학부모들이 총회를 열어서 우리가 모금을 해서 우리 힘으로라도 급식예산을 마련을 하자고 결의가 됐고요. 그래서 내는 아이들 안내는 아이들 구분없이 어느 아이들이나 다 같이 그냥 마음편하게 먹을 수 있게 만들자는 취지에서 저희들이 '행복급식 추진 위원회'라는 것을 꾸려서 모금을 했었죠.

◇김효영 : 네.

◆소희주 : 그러던 중에 소규모 학교, 재학생 100명 이하의 학교들은 무상급식이 되는 걸로 중간에 정책이 변화가 되었어요.

◇김효영 : 네.

◆소희주 : 그래서 지금 혜택을 받고 있는 상황에 있습니다.

◇김효영 : 현재는 무상급식을 받고 계시군요?

◆소희주 : 네. 그런데 부모들이 사실은 동의를 별로 안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
왜냐하면 우리 아이들이 언제까지 작은 학교에 다닌다는 보장도 없고 농촌학교들은 계속 통폐합의 말들이 오고 가고 있거든요.
이렇게 있다가 만약에 다른 학교와 통폐합이 되었다고 하면 또 다시 내야하고 이런 사실 줄타기 와중에 있고 이런것이 해결지점도 아니고 저희들은 일단은 무상을 받고 있지만 사실은 마음은 안편하거든요.

◇김효영 : 그렇군요.

◆소희주 : 계속 싸우고있는 학교의 학부모님들도 있고 하니까.

◇김효영 : 계속 싸우고 있는 학교의 학부모들, 주변에 그런 학부모들이 계신 모양이죠?

◆소희주 : 큰 학교의 부모님들은 사실은 끊임없이 서명을 받고 선전전도 하시고 자체모임을 가지시면서 많이 귀감이 되도록 열심히 하시는 학부모님들이 많죠

◇김효영 : 무상급식이 중단되고 나서 많은 학부모들 특히 엄마들이 밴드활동을 열심히 하셨잖아요. 지금도 연대는 계속되고 있습니까?

◆소희주 : 밴드로 연대하시는 분들도 있고 오프라인으로 만나서 연대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렇죠.

얼마전에 홍준표 도지사 주민소환 서명을 했잖아요.

◇김효영 : 네.

◆소희주 : 그런 부분들은 무상급식 활동을 해오던 부모들로서는 사실 마지막 단계에 더이상 우리가 요구하고, 요구하고, 요구해도 되지 않는구나라는 이런 마지막 판단에서 우리가 소환운동을 하자 이렇게 결정을 했었던 부분이거든요.

◇김효영 : 네.

◆소희주 : 소환운동을 시작하면서 다시 마음을 내어서 부모님들이 열심히 하시고 모르는 학교 찾아가서 서명을 받으시고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부모님들의 마음이 내 자식만 생각한다면 돈 내도 되고 안내도 되고, 내도 될 수 있는 형편에 있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김효영 : 네.

◆소희주 : 그런데 내 자식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교육환경을 생각하면서 함께 움직이시는 모습들을 보니까 마음이 뭉클하기도하고 그랬습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무상급식 중단에 대해 가장 큰 걱정이, 가난해서 돈 안내고 무상급식을 받는 아이들에 대한 이른바 낙인효과였습니다.

◆소희주 : 네.

◇김효영 : 실제 학교에서 그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들었습니까?


◆소희주 : 솥단지를 걸고 활동을 했었던 배경 자체가 중학교, 고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스스로 위축되는 거예요. 그래서 "엄마 나 급식비 지원 신청서 내지 마". "그냥 돈 좀 내줘" 이렇게 하면서 그런 이야기 들를 하니깐. 사실 애들이 집에 와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 속속들이 다 이야기하고 그러지 않거든요.

◇김효영 : 네.

◆소희주 : 그런데 이제 사춘기에 접어든 여자애들 이런애들이 스스로 위축감을 느끼고, 그런 상황들은 부모님들이 느끼죠.

◇김효영 : 그렇군요. 경상남도와 경남 도 교육청이 무상급식 지원범위를 놓고 지금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은 아시죠?

◆소희주 : 네.

◇김효영 : 그런데 잘안되고 있는 것 같아요. 무상급식 중단된지 10개월이 지났는데 10개월 동안에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이 두 기관을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소희주 : 저는 이렇게나 길게 갈것이라고 생각을 못했거든요. 이렇게 해결을 보겠다, 보겠다하는 이런 말이 계속 흘러나왔기때문에 조만간 해결이 되겠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너무 길게 가고 있는 것 같고요.

◇김효영 : 네.

◆소희주 : 우리는 이런 거 저런 거, 다른 거 다 생각 안 하고 우리 아이들만 생각하잖아요. 아이들에게 조금 더 나은 교육 환경 그리고 아이들이 마음 편히 학교 다닐 수 있는 환경 그런 것들을 생각해서 시작했던 일들이고 지금도 그런 것만 생각하고 있는데 오히려 정책을 좌우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것 이상의 다른 대상이나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사람을 뽑을 수밖에 없었던 우리 모습도 부끄럽고 조금 더 좋은 세상을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에서 아무 생각 없이, 자각없이 이렇게 살아왔던 것도 부끄럽다는 생각도 좀 들었고 욕만 할 것이 아니라 진짜로 조금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마음의 다짐이 생기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김효영 : 그렇군요. 이번 일을 계기로 어머니들께서 정치가 정말 우리 생활과 밀접한 것이구나라는 것을 조금은 느꼈지 않았을까 싶군요.

◆소희주 : 그렇게 느끼신 분들 많죠. 일단 이 활동 속에 참여했었던 사람들은 몸으로 느끼잖아요.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투표를 하고 내지는 무관심했고 이랬는데 우리의 무관심의 결과가 우리에게 이런 식으로 재정적인 부담을 주고 아이들에게 압박을 주고 이런 식으로 다가오니까 과연 정치라는 것이 무엇인가. 우리가 투표하는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런 기회는 되었던 것 같아요.

◇김효영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있으세요?

◆소희주 : 저는 무상급식도 그랬고 최근에 위안부 협상 이런 것들도 제가 시민으로서 지켜보면서 내가 뽑았던지 뽑지 않았던지 국민의 대표라고 하면서 선출되신 분들을 보면서 욕도 했고, 원망도 했고 왜 저렇게 밖에 못하냐 이런 마음도 가지고 그랬었거든요.

◇김효영 : 네.

◆소희주 : 그런데 그것이 이제 점점 더 심해지는 것들을 보면서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김효영 : 부끄럽더라.

◆소희주 : 그런 사람을 뽑을 수 밖에 없었던 우리 모습도 부끄럽고 조금 더 좋은 세상을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에서 아무생각없이,자각없이 이렇게 살아왔던 것도 부끄럽다는 생각도 좀 들었고 욕만 할 것이 아니라 진짜로 조금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야하지 않겠나하는 마음의 다짐이 생기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김효영 : 그렇군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소희주 :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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