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협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정대협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성이 담긴 사죄라고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미향 상임대표는 "피해자들이 요구했던 핵심은 협상 결과에서 모두 빠졌다"며 "특히 일본 정부가 범죄의 주체라는 사실과, '위안부' 범죄의 불법성이 명확히 담기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표는 또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할머니들과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고 호소하며 "일본 총리가 아닌 외무상이 '대독 사과'한 것도 인정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모임의 김창록 교수(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는 "피해자와 시민단체가 그동안 요구한 건 사실인정 이외에도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추모사업, 역사 교육 등이다"라며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회담에서 논의된 '평화의 소녀상 이전'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윤 대표는 "평화비는 그 어떤 합의의 조건이나 수단이 될 수 없다"며 "피해자들과 시민사회가 지켜온 평화비에 대해 한국 정부가 철거나 이전을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히려 일본 아베 총리에게 역제안을 내놨다.
"아베 총리가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만들고 싶다면 직접 소녀상 앞에 와서 헌화하고 사죄하는 건 어떠냐"며 "그런 모습을 국제 사회에 보여준다면, 이후에는 진정한 평화의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윤 대표는 제안했다.
위안부 피해 당사자인 이용수(88) 할머니는 "최종적으로는 동경 한복판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겠다"며 "오가는 사람마다 '잘못했습니다' 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협상 타결 이후에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는 계속될 예정이다.
30일 열릴 수요집회는 지난 1992년 1월 8일 이후 1211번째 모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