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강원랜드와 국회 등에 따르면, 강원랜드 카지노와 카지노 로비, 호텔 등지에 설치된 은행 현금입출금기는 16대, 이 가운데 신한은행과 고한신협이 각 5대씩으로 제일 많고 한국전자금융과 정선우체국이 각각 3대씩 설치해 영업을 하고 있다.
강원랜드 고객들은 현금입출금기를 이용해 편리하게 잔고를 인출해 도박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자산을 탕진했을 경우 돈을 빌리기도 쉽다. 신한은행과 신협, 우체국 등의 금융기관들이 ATM에서 돈을 빌려쓸 수 있도록 도박장 내에서 현금서비스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돈을 다 잃어 발길을 돌릴 고객들도 '다시 한번'이란 유혹에 빠져들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돈을 잃어 정상적인 사고가 어려워진 도박꾼들에게 금융기관이 요구하는 15%~23%에 이르는 고율이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생업도 포기한 채 카지노에 몰두하는 일명 도박중독자들이 충성스러운 고객 역할을 하는 사이 강원랜드와 은행들은 '고리 돈놀이'로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2013년 현금서비스 액수가 512억원, 2014년 526억원, 2015년(8월) 363억원 등으로 20%이자율을 감안하면 순수익이 280여억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비슷한 도박시설인 경륜과 경마, 경정장에서는 과도한 베팅을 막기 위해 ATM의 현금서비스 기능을 철저히 차단해 강원랜드 사례와 대비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2년 11월부터 전국의 모든 경륜.경정영업장에서 현금서비스 기능이 차단됐다.
문화부 관계자는 10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지불할 수 있는 범위 밖에까지 돈을 구해 베팅하는 건 문제가 있고 베팅에 과도몰입된 분들은 통제가 쉽지 않아 그런 부분을 미연에 막고자하는 의도에서 현금서비스 기능을 차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박수입이 설립목적인 강원랜드와 스포츠시설을 동등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지만 강원랜드는 단순한 도박수익시설이 아니라 폐광지역 지원이란 공공성을 동시에 띤 기관이기 때문에 경영에서 수익과 공공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이중적인 정체성을 갖고 있다.
이런 설립취지에 비춰볼 때 강원랜드가 현금서비스를 통해 수익올리기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강원랜드 노조관계자는 "강원랜드 경영자는 경영마인드만으로는 지역정서나 공공기관으로서의 위치를 간과하게 된다. 돈벌이도 중요하지만 돈을 어떻게 쓸지에 대한 고민을 할줄 아는 CEO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원랜드가 도박중독자를 관리하느라고 해도 매년 도박중독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도박중독 판정을 받고 강원랜드로부터 영구출입제한 조치를 받은 사람수는 2012년 5천152명, 2013년 6천152명, 2014년 6천10명, 2015년 8월까지 4천125명 등으로 그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10년전인 2005년 영구 출입제한자 수 1천373명과 2014년 수치를 비교하면 증가폭이 무려 338%, 3배 이상 늘어났다. 강원랜드가 수익과 공공성 사이에서 균형감있는 경영을 펴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