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최대 변수는 '중국 불확실성'

다음달 IMF 연차회의 고비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연준이 유력하던 9월 금리인상 대신 동결을 선택한 것은 중국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연준이 성명에서 내세운 금리동결의 핵심 이유는 물가다. 고용과 함께 금리인상의 기준으로 제시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 2%에 훨씬 못 미쳤기 때문이다.


견조한 경제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중국의 영향이 컸다. 위안화 절하, 이로 인한 신흥국 통화가치의 동반 하락, 중국경기 부진 우려에 따른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이 미국의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는 않았지만 금리인상 효과는 시장에 이미 반영됐다. 금리인상을 예상해 달러는 강세를 보였고, 반대로 위안화를 비롯한 다른 나라의 통화 가치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달러와 여타 통화 가치의 간극이 커졌고, 이는 미국의 물가하락으로 이어져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했던 경로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여기에 중국 발 쇼크로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금리 동결을 결정한 주요 배경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금리 인상 시점을 판단할 때 국제 상황을 고려하겠다고 공언했다.

국제 상황은 여러 측면이 존재하지만 그 핵심은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하락에 따른 원자재 수출국의 불안이나 동 아시아지역 금융 불안 등은 중국의 경기위축과 금융시장 불안이 원인을 제공한다.

연준이 금리인상 시점을 결정하는 조건에 '국제 상황'을 추가한 것은 그만큼 중국경제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중국경제에 대한 연준의 우려가 생각보다 큰 거 같다"고 말했다. 중국은 자국 경제가 문제없다고 강조하지만 미국은 이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정부 주도 경제로 투명성이 낮은데다 통계가 부족하고, 그나마 신뢰하기도 어렵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은 향후 중국경제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다음달 8~10일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IMF(국제통화기금) 연차총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 주요국의 중앙은행장과 재무장관이 함께 모이는 흔치 않은 기회로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좋은 장이 될 수 있다.

회의 기간에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들이 4~5차례 모여 내년 중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와 관련해 의제 문제 등을 논의한다. 중국 경제의 실상을 파악하는 데 있어 더없이 좋은 기회다. 미국을 비롯한 참가국들은 G20 정상회의와 연계해 세계경제에 대한 중국의 책임성을 강조하면서 무역, 환율, 자본자유화 등에서 시장 요구를 수용하도록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월 이후 중국에서 나타난 주가폭락 등 금융 불안은 미국의 금리인상에 중국경제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보여주는 전조였다. 경제적 수세에 몰린 중국으로서는 참가국들의 요구를 외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을 기축통화, 즉 달러화의 영향력 안으로 끌어들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준은 연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여전히 높고, 올린다면 12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상 결정의 가장 큰 변수가 중국경제라면,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

연준은 자신들의 통화정책이 갖는 거대한 영향력을 이용해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기축통화에 맞서 싸울 충분한 힘을 갖지 못한다면 달러화에 근거한 기존의 국제 금융질서에 순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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