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우리은행 공적자금 회수, 의무 아냐"

"시가보다 부당하게 낮지 않다면 배임 아니라는 자세로 매각 추진"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금융위원회 임종룡 위원장이 금융당국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우리은행 민영화와 관련해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임종룡 위원장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융당국에 공적자금 원금 회수 '의무'는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 정우택 위원장이 금융당국의 우리은행 민영화 의지를 확인하면서 "공적자금 원금 회수 의무는 없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한 것이다.

다만 임종룡 위원장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가 목표 중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은행에서 회수되지 않은 공적자금 규모는 4조 6000여 억원이다.

이를 전액 회수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우리은행 지분 48.07%를 주당 1만 3500원 정도에 매각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주 우리은행 주식 종가는 9350원에 불과하다.

공적자금 전액 회수를 고집한다면 도저히 민영화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금융위원장이 국정감사에서 나온 의원 질의에 답하는 형식이지만 "공적자금 원금 회수가 금융당국의 의무는 아니"라고 밝힌 것이다.

정우택 위원장은 더 구체적으로 "우리은행 지분 매각 가격이 '가장 공정한 가격'인 시가보다 부당하게 낮지만 않다면 배임은 아니라고 본다"며 임종룡 위원장의 견해를 물었다.

임 위원장은 "(정 위원장 의견에) 동의한다"며 "그런 자세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금융위원장이 '공적자금 원금 회수' 걸림돌 제거 방침을 밝히면서 앞서 4차례나 무산됐던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동위원장 박상용·임종룡)는 지난 7월 21일 "우리은행 지분을 여러 과점 주주에게 4%~10%씩 쪼개 매각하는 방식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14일 국감에서 임 위원장 발언을 고려하면 지분 상당 부분을 일단 조속하게 매각해 기업가치 향상을 꾀한 뒤 나머지를 추후 처분해 공적자금 회수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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