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무드가 무르익을 때마다 뜻하지 않은 악재가 자꾸 터져 심란한 최태원 SK회장이다.
이번에는 롯데사태가 코앞에 닥친 8.15 광복절 특사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까 SK그룹은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연말에도 정치권과 재계에서 사면 분위기를 조성해보려 했지만 때아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악재가 찬물을 끼얹었다.
지금 롯데의 불똥은 또 어디로 튈지 예측불허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확실한 가닥이 잡히지 않은 채 시간을 끌수록 광복절 대특사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반기업 정서냐 미뤄진 경제 활성화냐 하는 기로에서 침체된 경제 회복을 위해 모처럼 기업에 힘을 실어주려 했던 분위기가 자칫 돌아서지 않을까 재계는 걱정하고 있다.
특히 반기업 정서는 재벌의 지배구조나 회장 일가의 크고 작은 비리에 쉬 불붙는 속성이 있다.
그런 점에서 폭발성이 강한 인화물질과도 같다.
전경련과 대한상의는 회장들이 직접 나서 이번에야말로 기업인 사면이 꼭 이뤄져야 한다고 쐐기를 박아놓은 상태이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23일 "기업인을 사면해주면 어느 정도 본인이 사회에 보답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느냐"고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하루 앞서 22일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이번 광복절 특사에서 기업인이 제외된다면 역차별”이라고까지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이번 롯데사태가 또 우리 사회의 반기업 정서 뇌관을 제대로 건드렸다”며 “특히 지배구조를 둘러싼 형제간의 분쟁이기 때문에 더욱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면 대상 축소 가능성과 관련해 “이번 롯데사태로 인해 기업인 사면 대상자가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이제 장남 신동주 전회장을 중심으로 한국에 모인 롯데 총수 일가와 일본에 있는 신동빈 회장 간의 대결 구도로 굳어져가는 양상이다.
분명한 것은 아버지를 강제 퇴진시키는 모습의 ‘막장 드라마’까지 연출한 롯데 사태가 곧 얼마든지 더 추한 모습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롯데 사태가 곧 단행될 사면에 있어 ‘다 된밥에 재뿌리는 격’으로 작용할 것인지 예의주시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두고두고 재계 내부의 원성을 살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