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바쳤으나 미처 수습되지 못한채 아직도 이름 모를 산야에 홀로 남겨져 있다.
지난달 14일 문경지역(작약산군)을 마지막으로 3월 9일부터 석달여 간 영천과 칠곡, 예천 등 경북 4개 지역에서 실시된 올해 6.25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이 종료됐다.
이번 발굴에는 50사단 병사 등 1일 100여 명이 투입됐고 새로 찾아낸 유해는 모두 127구, 유품은 1,324점에 달했다.
발굴된 유해는 사단 예하부대 임시봉안소로 옮겨져 보관된 뒤 오는 11월 27일 국립영천호국원에서 합동연결식을 갖게 된다.
국방부가 6.25전사자 유해발굴에 나선 것은 지난 2000년이다.
그리고 그동안 경북지역에서만도 유해 2천16구, 유품 2만4천800여 점이 발굴됐다.
60여년전 치열했던 전투현장을 들춰내는만큼 발굴 현장은 항상 긴장감과 숙연함, 뿌듯함이 교차한다.
육군 50사단 인사참모 박희근 중령은 "유해발굴 병사들이 매일 높은 산을 오르면서 더위와 싸우며 전투 식량으로 식사를 해야할 뿐 아니라 발굴도중에 낙석이 떨어지는 위험한 상황도 종종 있다"며 "하지만 선배 전우들의 유해를 발굴하다는 사명감을 갖고 자랑스럽게 발굴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6.25전사자를 찾는 유가족의 사연도 애뜻하다.
유가족 DNA시료 채취를 맡고있는 대구 수성보건소 노희숙씨는 "남편과 아버지의 유해를 찾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오시는 분들이 참 많다"며 "50대 딸이 엄마와 지금까지 단둘이 살아온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면서 가슴에 상처가 많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렵게 발굴된 유해 대다수는 그리던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경북지역에서 지난 2000년이후 발굴된 유해 2,160구 가운데 DNA대조을 통해 유가족에게 인계된 유해는 4.9%인 107구에 불과하다.
박희근 중령은 "가장 큰 이유는 유가족 가운데 돌아 가신분이 많아 발굴된 유해와 DNA대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며 " 하지만 나라를 위해 희생된 분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자세로 단 한 분의 유해라도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6.25전쟁 당시 숨지거나 실종된 호국용사는 16만2천여 명, 그리고 이 가운데 아직 13만여 명의 유해를 찾지못하고 있다.
유해발굴을 위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신원 확인을 위한 유가족 참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