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번째 환자는 이 병원 응급실 보안요원(27)으로, 구급차를 타고 이송된 환자 옆에 10여분 동안 머물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진 9일 서울아산병원 응급실 앞은 마스크 등 방역 장비로 무장한 보안요원들이 분주히 오가는 등 긴장감이 가득했다.
응급실을 지키던 보안요원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터라 직원들은 감염 예방에 철저히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보안요원은 마스크는 물론이고, 앞치마 형식의 감염방지용 비닐에 고글까지 쓰고 중무장한 채 응급실 환자들을 통제하고 있었다.
병원 측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날 자정까지 2주간 직원 격리와 응급실 폐쇄를 시행해 왔다.
질병관리본부로부터 6번째 확진 환자가 이 병원 응급실 앞에서 대기하다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송된 사실을 전달받은 병원 측은 보안요원을 포함, 당시 근무했던 의료진 등 8명을 자가 격리하고 응급실을 폐쇄해 왔던 것.
당초 이날 자정이 지나면 2주간의 격리가 해제될 예정이었으나 보안요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병원 내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응급실 입구 정문에는 '응급실 운영 사정으로 9일까지 응급실을 통한 입원이 불가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어지럼증이 있다"는 신고로 119 구급차에 실려온 여성에게 응급실 입구 근무자는 "열은 없냐"고 재차 물었다.
응급환자 보호자들도 연신 세정제를 손에 뿌리며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폐암 투병중인 노모를 돌보고 있는 유모(44)씨는 "어머니 같은 경우는 걸리면 굉장히 위험한데 계속 병원을 다녀야 하니까 겁이 난다"며 "최대한 조심히 모시고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측은 응급실뿐 아니라 일반 병실의 면회도 제한하고 있다.
친구 병문안을 왔다는 박모(32)씨는 "보호자만 출입이 되고 있어서 친구를 만나지 못했다"며 "아쉽지만 메르스가 확산된다고 하니까 나중에 와야 할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병원 측은 "메르스 확산 방지 차원에서 입원실 면회객을 통제하고 있다"며 "되도록이면 휴게실에서 면회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병원 보안요원으로서 확진 판정을 받은 92번째 환자는 현재 단국대 병원에서 입원 치료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