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5일 대시민 발표를 통해 “1565명+α의 시민들이 전염 가능성에 노출된 사태를 중대하게 보고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단정할 수는 없지만 1565명을 기준으로 (전염 가능 대상자가) 몇 배가 커질 것”이라며 “그에 맞춰 상담과 검사를 대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4일 서울시가 발표한 한 대형병원 의사인 35번 환자인 A씨의 동선을 보면, 그는 지난달 30일 메르스 증상이 나타난 상황에서 오전에 병원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이어 오후 6시부터 7시 사이 가족과 송파구 가든파이브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30분 뒤쯤에는 서초구 양재동 L타워에서 1565명이 참석한 개포동 주공1단지 재건축조합 총회에 참석한 뒤 귀가했다.
다음날에는 기침·가래 증상과 함께 고열이 났지만, 이틀째 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오전 중에 참석했다.
패스트푸드점에도 들렀고, 귀가한 뒤 밤 9시 40분쯤 병원에 격리될 때까지 강남 일대를 활보한거나 다름 없는 셈이다.
박 시장은 A씨의 동선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4차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해도 시민 안전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하면서 “그 시간대에 그 위치에 계셨던 분들은 자발적인 자가 격리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시는 보건복지부에 여러차례 동선 공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전문가 검토를 거쳐 공개 방침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재건축조합 총회 참석자 명단을 확보, 연락을 통해 자발적인 자가 격리를 요청할 계획이지만 일부 주소나 연락처가 없는 이들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총회 참석자 1565명 전원에 대해 강제적인 자가 격리 조치를 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청와대가 이날 오후 영상회의를 통해 격리대상자에 대한 관리를 지자체에 일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법적 문제도 없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대규모 감염 의심자 발생 등에 대비해서는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과 각 보건소, 민간기관의 협조를 통해 검사 역량을 갖추겠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