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도 추가로 '3차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지역사회 전파 단계는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이날 공개한 3차 감염 사례는 16번째 환자인 P(40)씨와 지난달 28~30일 ⑨병원의 6인실을 함께 썼던 X(73)씨와 Y(78)씨 등 두 명이다.
P씨는 최초환자인 A(68)씨가 지난달 15~17일 머문 경기도 평택 ②병원의 같은 병동에 입원했다가 감염된 '2차 감염자'다. X씨와 Y씨는 A씨와 접촉한 적 없어 '3차 감염자'로 공식 확인됐다.
이에 따라 P씨와 같은 6인실에 있던 환자들 가운데 '3차 감염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중앙메르스대책본부 권준욱 기획총괄반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6인실을 사용했기 때문에 나머지 3명에 대해서도 추적조사 및 검사를 진행중"이라며 "추가적으로 양성 판정자가 더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이를 시인했다.
권 반장은 그러나 "3차 감염이 맞긴 하지만 의료기관내 감염일 뿐, 지역사회로의 감염 확산 상황은 절대로 아니다"라며 "아직 우리의 관리망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보건당국은 메르스 유입 2주째인 이날까지 '지역사회 전파'가 아니란 이유로 메르스 경보 단계 역시 '주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오후 경기도 화성의 ⑧병원에서 숨진 S(58·여)씨는 A씨가 있던 평택 ②병원의 같은 병동 입원 환자로, 유전자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왔다. 천식과 스테로이드 등이 사인으로 지목됐다.
또 여섯번째 확진 환자인 F(71)씨도 국가지정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다가 다발성장기부전으로 숨졌고, 역시 ②병원의 같은 병동에 입원중 감염됐다.
이날 현재 격리중인 사람은 자가 격리자 690여명, 시설격리 60여명 등 750여명이다.
당국은 지난달 22일 '밀접 접촉자' 64명을 처음 자가 격리시켰다가, '비(非)격리 확진자'가 속출함에 따라 120명으로 범위를 늘렸다.
하지만 의심자 추적 관찰에 잇따라 허점이 노출되면서 1일엔 682명으로, 또 이날 750여명으로 격리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보건당국은 격리로 인해 생계를 위협받는 경우도 있는 만큼, 긴급생활복지를 통한 지원 방안과 학생일 경우 중단된 학업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권준욱 반장은 "오전 회의에서도 병원명 공개에 대한 일부 의견이 있었다"며 "하지만 의료기관 이름을 잘못 공개했을 경우 오해를 받거나 과도한 불안감이 생길 수 있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다.
당국은 대신 제한적으로 의료진들에게만 격리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격리 대상자나 밀접 접촉자, 메르스 발생 병원 방문 이력자 등이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에 의료진들이 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공개한다는 것이다.
권 반장은 "병원을 공개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이런 방식으로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료인들이 주의해서 효과적으로 대처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확진 또는 의심 환자들이 전국 병원에 분산 격리되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해당 병원들의 음압병상에서 격리 치료를 진행하기 때문에 지역사회로 전파되거나 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