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위기 BIFF호, 부산시민이 지킨다" 범시민대책위 출범

영진위 항의방문 이어 정치권 면담,국회 기자회견,시민서명운동 등 전방위 투쟁 예고

부산지역 학계와 문화예술계, 영화단체와 시민사회단체를 총 망라하는 연대모임이 결성돼 외압에 흔들리는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운동에 본격 나섰다.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 논란과 표적 감사 의혹 등에 이어 영화진흥위원회의 국고지원금 절반 삭감 결정으로 아시아 최고 영화제의 지위를 위협받고 있는 BIFF의 지킴이 역할을 자처하고 나서 앞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지키는 범시민대책위원회'는 26일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출범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영진위의 국고지원금 삭감분 원상 회복과 BIFF 운영의 자율성·독립성 되찾기 운동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범시민대책위는 출범 선언문을 통해 "올해로 창설 20주년을 맞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예술인은 물론이고, 부산시민이 힘을 합쳐 만들어낸 자생적이고 독립적인 문화행사"라며 "이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한 이들의 열정과 땀, 영화인과 영화팬들의 열성적인 호응, 부산시민의 든든한 뒷받침에 힘입었음은 만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제는 부산을 대표하고 부산의 자랑이 된 부산국제영화제를 재정지원을 빌미로 간섭하고 통제하려는 시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신생 영화제에 대한 지원금은 늘리면서 아시아 최고라는 명성을 가진 BIFF의 지원금을 깎아낸 것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대책위는 끝으로 "영화진흥위원회는 BIFF에 대한 국비 지원을 즉각 원상복구하고, 영화제 운영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부산시에 대해서도 "영진위의 국비 지원 원상복구와 올해 20주년 부산영화제의 도약 ·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와 시 차원의 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출범한 범시민대책위에는 부산지역 문화예술계를 대변하는 부산예총과 부산민예총이 모두 참여했으며, 부산영화인연대와 부산영화협동조합 등 영화관련 단체들고 가세했다.

또 부산경실련,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부산YMCA,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산시민단체협의회, 균형발전지방분권시민연대 등 지역을 대표하는 시민단체는 물론, 기독교와 불교계 단체 등 무려 207개 단체가 동참했다.

그동안 여러 사안에서 미묘한 시각차를 보여왔던 예총과 민예총이 행동을 함께 하기로 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200개가 넘는 시민사회가 단일 사안을 갖고 시민운동본부를 꾸린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본격적인 조직체계를 갖춘 시민대책위는 다음달 초 영진위를 항의 방문하고, 김세훈 영진위원장에게 면담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어 서병수 부산시장과 시의회 의장과 만남을 추진하고, 지역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국회의장과 여·야대표 면담, 국회 기자회견 등으로 압박 수위를 높여갈 방침이다.

대책위는 시민서명운동을 벌이고 시민 대토론회를 여는 등 BIFF 수호 여론 확산 운동도 대대적으로 펼친다.

공동 상임대표를 맡은 남송우 부경대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그동안 부산시민의 자존심"이었다면서, "BIFF가 앞으로도 부산시민을 대표하고, 시민의 자존심을 살리는 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온 시민의 힘을 모아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 관계자는 "BIFF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영화제로서 전국적인 네크워크를 갖고 있는 만큼,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 영화단체나 시민사회와도 공조해 전국적인 시민운동으로 확산시키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혀, 앞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사태는 전국적인 이슈로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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