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저는 우리 정부가 사드 도입 문제를 아주 전략적으로 밀도 있게 논의해 국익에 맞게 중국의 걱정도 불식시켜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 문제는 공개적으로 논의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정부가 도입을 결정한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도입의 규모나 시기에 대해선 우리 당과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논의할 수 있지만 전략적인 도입 결정 문제는 그렇게 논의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음달 초쯤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의총을 통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선을 그은 것이다.
앞서 대표적인 친박 핵심의원으로 최근 청와대 정무특보로 지명된 윤상현 전 사무총장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외교통일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사드 배치를 의총에서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한국을 포함해 동북아 각국의 외교안보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몰고 올 사안을 고도의 전문성이 뒷받침되기 어려운 의총에서 자유 토론으로 결정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역시 친박계인 이정현 최고위원도 확정 전까지는 비공개 논의가 필요하다며 공론화에 반대했다.
친박계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드 의총' 추진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서는 형국이었다.
여기다 청와대도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드 의총론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의총을 통해 사드도입이나 배치문제에 대해 의원총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기본 입장을 철회하지는 않았다.
이런 가운데 국회 나경원 국회 외통위원장은 CBS 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사드도입 여부는 정부에서 결정할 사안이지 의총에서 다룰 사안은 아니라며 의총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사드의총을 두고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송영근 의원은 "정부에 대해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면 의총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 볼만하다고 본다"면서 "정부가 여기에 기속되지는 않겠지만 참고는 하지 않겠느냐"며 사드의총에 찬성입장을 나타냈다.
김성찬 의원은 "정부가 전략적 모호성을 들어 애매한 말을 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새누리당이 안보문제에 대해 의총을 통해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좋다"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국방위원은 "의총에서 사드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주가 된다면 대중국 협상력이 줄어들고 도입하지 말자라고 하면 대미협상력이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이런 군사전략적 문제를 공론으로 의견을 모으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심윤조 의원은 "우리 안보능력에 대한 평가가 최우선"이라면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그다음 문제일 것"이라고 밝혔다.
심 의원은 또 "의총에서 어떤 이야기라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다만 결론을 얻기 위한 실질적인 협의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도 의총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또다른 외통위 소속 의원은 "상임위 차원에서 논의하는 것은 좋지만 이 문제를 의총에서 다루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사드문제를 의총에 올리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