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 국정원장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가는 경우 찾아보기 힘들어
- 2007년 대선 때부터 정무적 조언해주던 측근 원로
- 이병기 신임 비서실장에 대한 박 대통령 의존도 커
- 20년 전 안기부 차장을 국정원장에 임명한 박대통령, 원로 선호하는 것 같아
- 친박핵심 정무 특보단, 역할을 야당 보다 여당에 두고 있는 듯
- 정무 특보단, 대야소통보다는 대여 다잡기 인 듯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2월 27일 (금)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종배 (시사평론가)
◇ 정관용>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관용입니다.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 후임에 이병기 국정원장이 내정됐습니다. 현 국정원장이 비서실장에 임명된 건 지극히 이례적이죠. 또 정무특보에도 현직 국회의원 세 명이 임명됐는데 오늘 인사에 담긴 박 대통령의 의중 분석해보겠습니다. 오늘의 뜬 뉴스,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 안녕하세요?
◆ 김종배>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드디어, 드디어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 김종배> (웃음) 네.
◇ 정관용> 청와대 비서실장, 현 이병기 국정원장이 임명됐죠? 어떤 인물입니까?
◆ 김종배> 그렇습니다. 7개월 전에 국정원장으로 임명될 때도 한번 쭉 소개를 해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외무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사람 아니겠습니까? 노태우 정부에서 청와대 의전수석 그리고 김영삼 정부에서 안기부장 특보와 2차장을 지낸 사람이고요. 박근혜 현 대통령과는 2004년에 정치적으로 인연을 맺는데 이때 17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선대위 전략기획위원장이 됐고요. 2007년 한나라당 대선경선 당시에는 박근혜 캠프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국정원장 하기 전에 주일대사를 했죠?
◆ 김종배> 네, 박근혜 정부 첫해 주일대사를 역임했었죠.
◇ 정관용> 그런데 현직 국정원장이 비서실장이 된 경우, 전례가 제 기억에는 없는 것 같은 데요?
◆ 김종배> 저도 더듬어 봤더니 현직 국정원장이 바로 청와대로 가서 그것도 실장이 된 경우, 제 기억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아주 이례적인 경우라고 봐야 될 것 같은데요. 그래서인지 새누리당의 유승민 원내대표 같은 경우도 '약간 유감이다' 이런 코멘트를 내놓았습니다.
◇ 정관용> 아하.
◆ 김종배> '국정원장으로 얼마 안 된 사람이 비서실장을 맡아서 조금 묘합니다' 기자들 앞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것도 좀 이례적인 거죠. 그만큼 뜻밖이다, 집권여당 안에서도 이렇게 받아들이는 것 같고요. 뭐 새정치민주연합이야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이 나서서 뭐라고 이야기하느냐면 '인사혁신을 통해서 국정운영기조를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한 불통인사이고 국민소통과 거리가 먼 숨막히는 회전문 인사다' 이렇게 맹비판을 하고 나섰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이례적으로 현직 국정원장을 비서실장에 임명한 박 대통령의 의중은 어떻게 해석됩니까?
◆ 김종배> 2007년 대선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무적 조언을 해 주었던 측근원로라고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여기에서 주목해서 봐야 되는 것은 전임인 김기춘 비서실장이 언제 등장을 했느냐 그리고 왜 김기춘 비서실장이었는가 하고 비교를 해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원래 첫해 비서실장은 허태열 전 의원 아니었습니까? 그랬다가 인사참사가 빚어지면서 김기춘 비서실장이 등장을 했는데요, 정치적으로 위기였다라는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그런데 사실 그런 국면이라고 봐야 되는 것이거든요. 여기서 정치적으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인물 그러면서 청와대 전체를 다잡을 수 있는 인물 이러다 보니까 정치적 경력이나 정무적 감각이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 볼 때 탁월하면서 동시에 청와대 전체를 아우를 수 있을 정도의 연륜을 가지고 있는 사람, 이래서 이병기 국정원장을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이병기 신임 비서실장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라고 할까요, 신뢰라고 할까요. 이런 것은 이병기 비서실장이 국정원장으로 임명될 당시에 국정원의 형편을 보면 또 알 수가 있는 거죠. 그때가 NLL 대화록 공개 파문 뒤끝이었고요.
◇ 정관용> 맞아요.
◆ 김종배> 더 멀리 보자면 대선개입 파문 뒤끝 아니었습니까? 그러면서 국정원 개혁요구가 비등할 때 이병기 주일대사를 불러와서 국정원장에 앉힌 거거든요. 그렇게 본다면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병기 비서실장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크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이겠죠.
◇ 정관용> 불끄기용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네요.
◆ 김종배> 그렇게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국정원 논란이 있을 때 가서 불을 꺼라, 지금 국정 전반에 불을 좀 꺼달라 이런 것이라고 해석할 수가 있을 것 같고. 새로 국정원장에 발탁된 분도 이병호 전 안기부 2차장 그런데 안기부 2차장을 지내신 게 벌써 20년 전이네요.
◆ 김종배> 그렇습니다, 상당히 원로를 선호하는 것 같은데요. 지금 국정원 같은 경우 여러 가지 점에서 과제를 안고 있는데 20년 전에 안기부 2차장을 했던 사람이 과연 국정원이 안고 있는 과제, 그 과제라고 하는 것을 한마디로 정리해 보면 개혁과제가 됐는데 과연 그걸 진두지휘할 수 있는 적절한 인물이었다? 여기에는 아주 강력한 물음표가 달린다고 봐야 됩니다.
◇ 정관용> 그리고 정무특보단의 새누리당의 주호영, 김재원, 윤상현 현직 의원들을 임명했습니다. 여기에도 유승민 원내대표가 또 조금 물음표를 달았죠?
◆ 김종배> 그렇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현직 국회의원이 대통령 특별보좌역인 정무특보가 되는 것은 문제의식이 있다' 이렇게 언급을 했는데 이것은 무슨 이야기냐 하면 사실은 장관 같은 경우는 국무위원이니까 국정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의원겸직이 양해가 되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 특보라고 한다면 엄격하게 본다면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보좌하는 자리라고 봐야 되는데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자 걸어다니는 헌법기관 아니겠습니까? 의원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보좌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것은 좀 모양새가 이상하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지적은 이런 것 같고요.
또 한 가지 면면으로 볼 때 정치적인 의미가 보통 정무특보라고 한다면 야당과의 소통창구가 되면서 여의도를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기 위한 윤활유의 역할, 일반적으로 이런 것들을 설정하는데 이번에 면면들을 보면 친박 핵심들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박근혜 대통령은 정무특보단의 역할을 대야보다는 대여 쪽으로 잡고 있지 않느냐. 그러니까 대야 소통보다는 대여 다잡기 차원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왜냐하면 새누리당 같은 경우는 비박이 지금 지도부를 장악을 한 상태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상태에서 사실은 새누리당 안에서 청와대 의중이 바로 투영될 수 있는 별동대가 필요했다, 정치적으로 이렇게 뭔가 분석을 해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야당의 비판적 논평은 항상 그래왔다 하더라도 유승민 여당 원내대표가 ‘유감이다, 문제의식이 있다’라고 하는 표현 이게 좀 주목이 되는군요, 수고하셨습니다.
◆ 김종배> 고맙습니다.
◇ 정관용>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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