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차이점은 2층 단독주택 5개 방별로 반이 아닌 ‘방’이 배정돼 있고 각 방에는 3~4명의 적은 아동들이 생활한다는 점이다. 보육은 교사가, 운영은 부모들이 맡기 때문에 보육의 효율성과 투명성이 매우 높다.
박재형 원장은 “교사는 오로지 보육만 신경을 쓴다. 그 외 어린이집의 운영 즉, 재정, 행정, 시설 등은 부모들이 퇴근 후 맡는다”고 말했다.
부모들의 상시적인 참여를 통해 운영되므로 교사와 부모가 소통이 원활하고 따라서 아이들의 작은 행동까지도 정밀하게 논의된다. 부모들간 원내 만남이 잦다 보니 원외 모임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공동체로 성장해 나갈 토대로 이어진다.
박원장은 “어린이집에 대한 만족도가 높기 때문인지 멀리 동작구에서도 등원하는 아동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비용은 얼마나 들까?
박원장에 따르면 이 곳에서 아이를 보육시키기 위해서는 출자금 600만원과 초기 가입비 20만원, 매월 30만원씩의 조합비를 내면 된다. 물론 출자금은 조합을 탈퇴할 때 돌려받는다.
30만원의 조합비는 각 가정에서 웬만한 민간 어린이집에 정부 지원 보육료를 제외하고 실제 내야하는 자비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다.
이에 반해 공동육아 시설은 관의 인가를 받지 않은 시설을 말한다. 서울 강북구 인수동의 마을 공동체인 생명평화연대에서 운영중인 공동육아시설 도토리집이 그 경우다.
북한산 자락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이 교사와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마을 어린이 10명을 품앗이로 돌보는 곳이다.
이소연 원장은 “2011년에 마을에 많은 아이들이 태어났다. 아이들 어떻게 키울 것인가 고민하다가 품앗이를 하게 됐다. 보고 배운 게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하게 되면서 공동육아 어린이집까지 하게 됐다”고 회고 했다.
이 곳 역시 출자금으로 운영된다. 보증금조로 가입당시 1천만원의 출자금을 낸 뒤 매월 30만원대의 운영비를 내야한다.
이들 대안육아 시설의 공통점은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점이다.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자율적이고 주도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만 공동육아 시설에서 돌봄을 받고 있는 ‘파악된’ 아동만 31개소 400여명이다. 서울시는 이들 육아공동체 가운데 30여 곳에 올해 총 4억 8천200만원을 지원해 더욱 육성하기로 했다.
서울시 조현옥 여성가족정책실장은 “2012년부터 추진해온 공동육아 지원 사업을 통해 새로운 육아방식으로서 함께 돌보는 육아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지난 3년간의 사업성과를 기반으로 공동육아 문화가 지역사회에 정착될 수 있도록 예산지원 외에도 지역 내 유휴 공간 활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