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과 참모진을 양쪽에 배석시켰던 지난해의 기자회견에 비해 둘러앉은 배치는 개선되었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모두 발언의 핵심 내용이었던 경제혁신이나 공공부문 개혁, 대북 문제에 있어서는 별다른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 오히려 지난해에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나 '통일대박론' 같은 새로운 화두가 있었다. 지속적인 국정과제이기 때문에 올해에는 별로 새로울 게 없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런 과제들을 수행하기 위한 국정운영 방식에서 변화를 기대했다.
당면 관심사였던 '정윤회 문건' 관련해서는 없는 사실을 사적 목적으로 가공해 일으킨 소동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하며, 송구하다고 했다. 왜 이런 일이 청와대 조직에서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은 없었다. 늘 하던 대로 '개인일탈'이었다. 가장 큰 관심사였던 인적쇄신의 필요성은 없다는 것이었다. 대통령은 감찰 결과 논란의 세 비서관은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김기춘 비서실장의 국회 운영위 발언을 보면 이들 비서관에 대한 조사는 없었다.
초유의 사태로 파문을 일으킨 김영한 민정수석의 항명 사건에 대해서는 문건 유출 관련 부서 수석 비서관으로서 책임지고 사임한 것이라고 오히려 옹호했다. 다만 국회 불출석은 유감이라고 했다. 본인의 해명과 다를 뿐 아니라, 그러면 이완구 원내대표의 분노, 김기춘 실장의 문책 다짐은 황당한 일이 되고 만다.
국민의 보편적 상식과 괴리된 채로 나머지 3년의 국정을 운영할 수는 없다. 민생탐방, 산업현장 방문, 청와대 초청도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소통은 언론과 야당과의 소통이다. 그런데 야당 이전에 여당과의 소통마저도 논란이 되고 있으니 심각하다. 이번에는 신년 기자회견에 대한 반응을 잘 새겨 주시기를 주문 드린다. 이마저도 신년 기자회견처럼 '마이동풍' '마이웨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