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박지원 의원에 이어 29일 문재인 의원이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어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 대비한 당 대표 경선이 문-박, 고 노무현 대 고 김대중의 대결, 영호남의 대결, 대통령 비서실장끼리의 대결로 굳어졌다.
박지원 의원은 출마 선언문을 통해 “지금은 특정 계파(친노)의 당으로 전락하느냐, 우리 모두가 주인인 당으로 가느냐의 갈림길”이라며 “강한 야당을 만들어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에서 당의 혁신을 강조한다고 한다.
빅3로 불리던 정세균 의원이 당내 의원들의 불출마 요구를 수용하고 문재인,박지원 의원은 거부하면서 양강 대결이 된 것이다.
물론 이인영, 조경태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으나 큰 바람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이인영 의원은 고 김근태계와 운동권 출신 의원들이나 당원들로부터 일정 부분 지지세를 갖고 있어 3위 입성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당 내 비주류와 비계파 의원들은 친노 뿐만 아니라 486운동권 출신들에 대해서도 거부 정서가 강하다.
조경태 의원은 이런 기류와 함께 영남 출신이라는 이점을 갖고 있다.
그럴지라도 기대를 모은 김부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박영선 의원도 불출마 쪽으로 기울면서 제1야당 새정치연합의 당 대표 경선이 자칫 과거끼리의 대결로 압축되는 양상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문재인 의원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친노의 수장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친노 출신 전현직 의원들을 제외하곤 문재인 의원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종용한 의원들은 거의 없을 정도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나 안희정 충남지사는 문재인 의원의 당 대표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광재 전 도지사는 최근 한 지인과 만나 “문재인 의원이 당 대표를 잘 할 지 의문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의원만큼 겸손하고 인간적으로 성숙한 의원은 여의도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의 이럼 점이 인간적으로는 장점이지만 당 대표로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상존한다.
특히 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급인 문재인 의원이 당 대표가 된 이후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의원들도 꽤 여럿 있다.
그의 정치력이 의문시되고 내년 4월 보궐 선거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박지원 의원은 원내대표와 청와대 비서실장, 장관 등 정부와 국회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가진, 야당 내에서 보기 드문 정치인이다.
정세, 상황 판단이 남다르고 대여 공격도 잘해 당 대표가 되면 당이 활력있게 움직일 것이라는 긍정론이 있다. 권노갑 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도 적극적으로 그를 밀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큰 가지나 그루터기를 보지 않고 잔가지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고, 과거와 호남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는 흠이 있다.
당 내에서 문재인, 박지원 의원만한 인물도 보이질 않는 게 사실이나 두 의원에게는 참신성과 미래지향성이 부족하다는 여론이 많다.
한 야당 의원은 “우리 당의 전당대회가 문재인-박지원의 대결로 가는 것을 보는 국민들이 뭐라고 평가할 지 두렵다”고 말했다.
계파에 찌든 당을 혁신하고 새롭게 거듭나야 할 시점에 미래가 보이질 않는다는 비아냥거림이 나오고 있다.
50대의 새 인물을 바라는 야당 성향의 유권자들의 요구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비노, 비호남 의원들은 박지원, 문재인 의원은 당의 혁신을 출마의 변으로 삼고 있으나 혁신이야말로 두 사람의 '불출마'라고 말한다.
당 내의 이런 반대 여론 돌파도 그들의 몫이다.
새정치연합의 전당대회가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할 우려가 있고, 문-박 두 사람 중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야당을 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벌써부터 회자되고 있다.
이런 전망은 작금의 새정치연합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당 대표를 맡더라도, 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환생하더라도 당을 살리기 어렵다는 안팎의 문제점이 자심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이 반 종북을 기치로 한 진보 정당을 창당하려는 움짐임도 새정치연합에겐 큰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