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의 진위와 유출 경로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유상범 3차장검사)은 8일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48) 경정과 최초 제보자로 지목된 박동열(61)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문건의 진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박 전 청장은 십상시 비밀회동에 직접 참여하거나 회동을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이 회동에 참석한 인사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를 박 경정에게 다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행정학과, 동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한 박 전 청장은 7급 국세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지방국세청 감사관과 국세청 세원정보과장, 대구지방국세청 조사2국장, 서울청 조사3국장 등을 역임한 박 전 청장은 국세청 내부의 대표적인 정보통으로 꼽힌다.
박 전 청장은 TK(대구·경북) 인맥과 동국대 출신 경찰 인맥 등을 바탕으로 경찰 등 사정기관 관계자들과의 친분을 쌓아왔고 이들 인사들과 어울리며 세원정보 등 각종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청장과 박 경정이 어떻게 인연을 맺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김대중 정부시절 공직자에 대한 암행감찰 업무를 담당한 국무총리실 조사심의관실에 파견돼 일하며 공직자 비위 정보에 대한 중요성을 체감한 박 경정이 국세청 감사관 등을 역임하며 세원 정보 등 각종 정보에 밝은 박 전 청장에게 접근해 친분을 쌓았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편 박 전 청장의 광폭 대외행보를 두고 국세청 내부에서는 "아슬아슬하다"는 평가도 나온 바 있다.
한 국세청 관계자는 "박 전 청장이 대전청장 재임시절 '대전청에 가면 A호텔 숙박권이 수북하게 쌓여있어서 숙박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있었다"며 "이런 사실이 감찰과정에서 적발돼 (박 전 청장이)곤욕을 치렀다"고 전했다.
박 전 청장은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감사원에 의해 수사 의뢰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2011년 옷을 벗은 바 있다.
이런 이유로 국세청 내부에서는 "부적절한 이유로 옷을 벗은 전직 간부 때문에 국세청이 공연한 구설에 오르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