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식 비례제… 새누리·새정치 각 17석↓ vs 통진당 19석↑

도입 필요성 공감하지만… 양당 기득권 포기가 관건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우리나라의 소선거구 다수 대표제를 보완하기 위해 제시되고 있는 독일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의석수가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획정 위헌 판결로 선거구 획정을 넘어 선거제도 개편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정치혁신실천위원회와 민주정책연구원이 10일 선거구획정과 선거제도 혁신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이준한 교수가 공개한 독일식 비례대표제 도입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두 선거제도를 도입할 경우 현재의 양당제가 완화되고 다당제로의 변화가 용이하게 된다.

독일식 비례대표제는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 비율을 1대1로 나눠 비례 의석을 득표율대로 나누어 해당 정당의 의석수를 정해주기 때문에 사표를 방지할 수 있고 소수 정당이 의석을 갖기에 유리해진다.

독일식 선거제도를 도입할 경우 가장 최근 선거인 2012년을 기준으로 새누리당은 지역구 의석수로 127석에서 103석으로 24석이 줄게 된다.

비례 대표제 의석수는 25석에서 7석이 늘어난 32석을 확보하게 되는데 전체 의석수는 17석이 줄게 된다.

127석을 얻었던 민주통합당도 지역구에서 21석이 줄고 비례에서 4석이 늘면서 17석이 줄어든 110석으로 쪼그라든다.

반면 자유선진당은 기존 5석에서 1석이 늘고 통합진보당은 13석에서 19석이 늘어난 32석을 갖게 된다. 대신 독일식을 도입할 경우 초과 의석 9석이 생기게 된다.

현재 우리 선거제도는 상대 다수득표제의 '승자독식' 구조기 때문에 소수의 표를 얻은(후보자중 1위) 당선자가 그 지역 전체의 대표자가 된다는 과다대표성의 문제가 있다. 또 영·호남 지역에서 특정 정당만이 독점돼 지역주의를 강화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독일식 정당비례대표제가 제시되고 있지만 당의 의석수 감소가 예상돼 의원과 정당 간 이해관계에 따른 반발이 예상된다.

토론회에 참석한 성공회대 민주주의 연구소 김형철 교수는 "지역적 기반을 가진 기득권 의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현실성이 매우 낮은 방법"이라며 "표의 등가성을 고려한 지역구 획정과 더불어 비례의석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신대 조성대 교수는 "지역구의 선거구 획정은 정당 간, 지역구 간 현직의원 간의 정치적 갈등을 높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면적인 권역별 비례대표제로의 개혁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준한 교수는 "독일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훨씬 많은 좌석이 줄기 때문에 의원들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지역구 의석 수 변화가 크지 않은 일본식으로 가거나 아니면 현행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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