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강' 광저우, 끝까지 무례했던 이들의 48시간

입국부터 경기 전까지 계속된 말썽에 AFC 관계자 분통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이끄는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지난 시즌 중국 프로축구와 FA컵에서 모두 우승하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다.

부동산 재벌 헝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광저우는 감독뿐 아니라 다리오 콘카(아르헨티나), 루카스 바리오스(파라과이), 무리퀴, 엘케손(이상 브라질), 김영권(한국) 등 쟁쟁한 외국인 선수를 보유해 다수의 현역 중국국가대표 선수들과 중국 최강의 팀으로 확고한 자리를 굳혔다.

11일 열린 전북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2차전 경기 당일에도 광저우는 대대적인 응원단의 응원도 대동했다.

일반적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위해 한국을 찾는 원정팬의 수는 많지 않다. 그러나 광저우는 전북과의 경기에 약 3,000명에 달하는 많은 팬의 조직적인 응원까지 받았다. 광저우 구단이 동원한 관중 2,300명에 자발적으로 합류한 국내 거주 중국인까지 합세해 많은 수의 원정 응원단이 구성됐다.

그러나 구단의 폭발적인 성장세와 열렬한 응원단의 규모에 맞지 않게 여전히 광저우는 후진적인 매너로 빈축을 샀다. 시발점은 이들의 한국 입국부터였다.


광저우는 전북과의 경기를 위해 지난 10일 밤 9시3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AFC가 정한 규칙에 따라 경기 개시 48시간 이전에 원정경기가 열리는 국가에 도착해야 하는 이들은 처음부터 규정을 위반했다.

도착 후 공항 인근 호텔서 숙박을 했던 이들은 11일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공식 기자회견에 당연히 참석할 수 없었다. 결국 전북은 원정팀 광저우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오후 3시로 공식 기자회견을 늦췄다. 오는 5월1일에 광저우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신사적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광저우 선수들이 숙소와 경기장이 있는 전주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그러나 광저우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과 대표선수는 공식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유는 황당했다. 리피 감독은 피로를, 대표선수는 식사를 이유로 AFC가 참석하도록 명시한 공식 기자회견에 나타나지 않았다. 광저우의 한 관계자는 중국 취재진이 한국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오후 5시에 인터뷰를 열 것을 요청하는 등 홈 경기를 주최하는 전북이 갖고 있는 고유권한까지 무시했다.

광저우는 경기 당일인 12일에도 AFC 관계자들의 속을 썩였다. 경기 개시 시간 1시간 30분 이전에 경기장에 도착해야 하지만 이들은 제 때 나타나지 않았다. 전주 시내를 출발해 경기장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0분여. 하지만 광저우 선수들은 10분 가량 경기장에 지각했다.

경기가 팽팽한 승부 끝에 1-1 무승부로 마무리되자 이 경기를 주관했던 AFC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이 관계자는 “광저우가 이번 원정에서 지각을 하지 않은 것은 경기 시작 시간뿐이었다”고 그 동안 쌓아왔던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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